매년 8월이면 온라인에서는 ‘꽃게철이 돌아왔다’는 말이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등장한다.
한국 소비자가 사랑하는 대표 제철 수산물인 만큼 꽃게찜과 꽃게탕, 간장게장 등으로 즐기는 방식도 다양하다.
해외에서 외래종 꽃게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는 소식에 “한국으로 보내라”는 농담이 등장하는 것도 꽃게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을 보여준다.
꽃게 금어기가 해제된 첫날인 21일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에서 어민들이 잡아온 꽃게를 선별하고 있다. 이날 백사장항에서는 어선 20척이 출항해 7t의 꽃게를 싣고 돌아왔다. ⓒ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이런 ‘꽃게철’을 놓치지 않고 있다. 금어기가 풀리는 21일을 맞아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햇꽃게 판매에 들어갔다. 판매가격은 100g당 688~690원대까지 낮췄고, 가격 경쟁뿐 아니라 산지 선박과 물량을 선점하고 당일 조업·당일 판매, 산지직송·익일 배송까지 내세우고 있다. 제철이라는 계절적 특성에 가격·신선도·배송 경쟁력을 더해 소비자가 ‘지금 사야 할 이유’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쿠팡은 산지와 물량을 넓혀 가격과 배송을 동시에 잡는다. 쿠팡은 21일부터 24일까지 ‘피시원 신진도 산지직송 가을 자망 햇꽃게’를 100g당 688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최저가 상품인 100g당 760원보다 약 10% 낮은 가격이다. 올해 꽃게 매입량은 지난해 100여톤에서 약 150톤으로 50% 늘릴 전망이다. 산지도 기존 신진도·격포·법성포·신안·진도 등 5곳에서 인천 연평·옹진을 추가해 7곳으로 확대했다. ‘로켓프레시 산지직송’을 이용하면 갓 잡은 꽃게를 이르면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이마트는 대규모 산지 선점을 통해 초저가를 뒷받침한다. 이마트는 21일부터 23일까지 국산 가을 햇꽃게를 100g당 689원에 판매한다. 행사를 위해 충남 태안 등 서해안 주요 꽃게 산지에서 50여척 이상의 선박을 단독 계약했다. 금어기 해제 첫날 준비 물량도 지난해보다 70% 이상 늘린 약 20톤으로 계획했다. 산지에서 잡힌 꽃게는 항구 인근 전용 작업장에서 상품화해 당일 매장에 납품한다.
롯데마트·슈퍼는 ‘초신선’으로 차별화한다. 롯데마트·슈퍼는 서해안 주요 산지에서 25척의 전용 선단을 운영하고 전문 패킹장도 기존 8곳에서 9곳으로 확대했다. 조업 직후 꽃게를 5℃ 이하 저온 해수에 담가 움직임을 안정시킨 뒤 톱밥을 덮어 매장으로 직송한다. 새벽에 잡은 꽃게를 당일 오후 매장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가격 경쟁에도 뛰어들어 롯데마트는 21일부터 26일까지 행사카드 구매 시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홈플러스는 재개장 직후 꽃게를 ‘집객 상품’으로 꺼내 들었다. 홈플러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오프라인 매장 전용으로 ‘냉수마찰 기절 꽃게’를 100g당 690원에 판매한다. 미국산 백색 신선란 30구를 4990원대에 판매하는 데 이어 미국산 갈비와 한우 등도 잇달아 할인한다. 재개장 이후 이어지는 할인 행사의 핵심 상품으로 꽃게를 앞세워 고객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꽃게가 매장에 오르기 전 산지에서도 ‘꽃게철’을 위한 준비가 이어졌다. 해군은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대표적인 꽃게어장인 연평어장에서 폐어망과 폐로프 등 해양폐기물 9.1톤을 수거했다. 폐어구가 어선 추진기에 감기는 등 조업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서다. 부안 격포·대항해역에서는 꽃게 자원 회복을 위해 약 60만마리의 꽃게 종자도 방류했다. 소비자가 제철 꽃게를 만나는 시점에 맞춰 조업 안전과 자원 관리까지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가 공략하는 ‘제철’은 꽃게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마트는 꽃게와 함께 햇 원황배·햇 호박고구마·햅쌀 등을 할인하고 샤인머스캣과 캠벨포도를 앞세운 ‘포도 페스타’도 진행한다. 산지직송 서비스 ‘오더 투 홈’에서는 가을 햇 전어와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홈플러스도 꽃게와 함께 계란·육류 등 할인 품목을 잇달아 내놓으며 재개장 이후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제철 상품이 유통업계에 매력적인 이유는 소비자에게 구매 시점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첫 햇꽃게’, ‘금어기 해제’, ‘햇배’, ‘햅쌀’처럼 지금 아니면 경험하기 어려운 상품이라는 메시지에 할인과 빠른 배송까지 더하면 ‘제철이라 먹고 싶다’는 욕구와 ‘지금 사면 싸다’는 가격 혜택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 유통업계가 제철을 단순한 계절 정보가 아니라 ‘지금 사야 하는 상품’으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