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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이 흑인 전쟁영웅을 기리기 위해 명명했던 최신형 항공모함의 이름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건조 중인 포드급 항모 'USS 도리스 밀러'함이 대상으로, 만약 개명이 실제로 이뤄지면 현직 대통령의 이름이 항모에 붙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함급명(동일규격의 군함의 계열이름)에 적용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전체주의 국가의 '1인 숭배'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해군 최신형 항모, 진주만의 흑인 취사병 이름에서 '트럼프'로 바뀔 수도 : 현직 대통령 이름은 최초
미군의 최신형 '포드급' 첫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함. ⓒ EPA=연합뉴스

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해군이 현재 건조 중인 항공모함의 이름을 '트럼프'로 바꾸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이 항모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 당시 활약한 흑인 수병 도리스 밀러를 기려 'USS 도리스 밀러'로 명명돼 있었다. 

이 항모는 제럴드 R. 포드급의 네 번째 함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재임 시절인 2020년 1월 마틴 루서 킹 데이 기념식에서 당시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이 '도리스 밀러'로 명명한다고 발표했다. 

밀러는 진주만 공습 당시 훈련받지 않은 대공포를 잡고 일본기 격추에 기여하고 부상병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진 흑인 취사병으로, 그의 이름을 딴 항모는 흑인과 부사관 출신 수병을 기린 최초의 항모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CNN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내부적으로 이 함정을 'USS 도리스 밀러'로 부르는 대신 선체번호인 'CVN-81'로만 지칭하고 있으며, 조선 관련 백악관 행정명령에서도 함명 대신 CVN-81이라는 표기만 사용됐다. 

미국 해군은 밀러의 이름을 다른 군함에 붙이는 방안과 함께, 그에게 미군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종 수훈 여부는 의회 승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라는 절차가 남아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개명 논의가 '전례 없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NBC뉴스는 통상 항공모함은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지만, 현직 대통령의 이름이 항모에 붙은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역대 항모명은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등 퇴임했거나 사망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논란은 앞서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함급명(동일규격의 군함의 계열이름)에 적용해 '트럼프급'을 직접 공개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2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행사에서 새로운 전함 계열을 '트럼프급'으로 명명하고, 1번함의 이름을 'USS 디파이언트'로 부르겠다고 발표했다. 

최대 25척까지 건조하겠다는 이 계획은 미국 의회예산국(CBO) 추산 30년간 전체 2750억 달러(한화 약 390조 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항모와 비슷한 외관을 선호한다는 이유로 포드급 항모의 함교 위치와 전자식 사출장치까지 바꾸는 설계 변경이 검토되고 있어, 국방 예산과 정책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취향이 지나치게 반영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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