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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해온 현역 의원 4명이 무더기로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으면서 장 대표의 '징계 정치'가 당내 권력구도를 흔들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3선 의원들이 정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은 데 이어 당내 영남권 중진들도 중징계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다만 이들의 움직임은 장 대표를 끌어내리기보다 장 대표에게 일정한 양보를 촉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당의 '실제 주인'이라는 영남권 중진의 행보, 장 대표의 대응, 친한(친한동훈계)의 대응 등이 어우러져 당내 권력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현역 4명 중징계'에 당내 권력구도 분수령 : 정점식 중심 '영남중진'이 열쇠 쥐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장 대표 지도부가 추진해온 '전체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후 당원 투표 재선출' 방안을 사실상 부결시켰다. 장 대표는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을 강하게 취진해 왔다. 이날 의총에는 의원 60명이 참석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뒤 "결론부터 말하면 기존 방식대로 하는 것, 즉 운영위원회에서 재선출하는 방식이 좋겠다고 뜻을 모았다"며 정 원내대표가 이를 다음 주 최고위원회의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의총에서 "지금은 당이 너무 혼란스러워지고 이런 식으로 투표하게 되면 당원들이 갈라질 수 있다"며 "지금은 민주당과 싸워야 하고 당내 통합을 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취지로 의총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동혁 대표는 건강검진을 이유로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와 별도로 장동혁 대표의 '징계 정치'로 본격적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전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현역 의원 4명에게 무더기 중징계를 내렸기 때문이이다. 윤리위는 조경태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2년6개월, 진종오 의원에게 2년, 권영진 의원에게 1년6개월, 서범수 의원에게 10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 가운데 조·진·권 의원은 징계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2028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한다. 징계 대상자들이 모두 장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비당권파로 분류되면서 장 대표와 대립해온 인사들을 겨냥한 정치적 징계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번 징계를 계기로 장 대표를 향한 중진들의 공개 압박도 이어졌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징계 대상 4명이 모두 비당권파라는 점을 짚으며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징계 정치의 시작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에 중징계 재고를 요구했다.

장 대표의 거취를 직접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날 5선 권영세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 대표가) 물러나는 게 확실히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장 대표가 추진하는 당협위원장 전면 재선출 방안에 대해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물론 중진들의 '장 대표 견제'는 이번 징계로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17일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3선 의원 13명은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당의 위기 상황과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장 대표 거취를 직접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 지지층에 치우친 당 지도부의 행보를 두고도 2028년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19일 유튜브 '펜앤마이크TV'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중진들을 향해 "중진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면 다음 총선에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1.5선 당대표가 부족하다면 중진들이 채워줘야 한다"고 맞받았다. 지도부 교체론에도 정면으로 반격한 것이다.

그렇다고 당내 흐름이 '반장동혁'으로 통일된 것도 아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번 현역 의원 징계가 과도하다며 "징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조금 삼가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장 대표 반대파를 골라 징계했다는 이른바 '비장횡사'라는 평가에는 "잘못된 용어"라며 "징계 사유는 장동혁 대표에 대한 반대운동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5선 나경원 의원도 3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당은 당의 질서가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원칙에 따라서 할 것은 해야 한다"면서도 "과다하게 징계가 이뤄졌을 때는 또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장 대표 거취에 대해서도 "당헌당규에 따른 지도부 자체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는 건 인정해야 한다"며 "무조건 바꿔라, 이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현역 4명 중징계'에 당내 권력구도 분수령 : 정점식 중심 '영남중진'이 열쇠 쥐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

주목할 대목은 장 대표에 대한 이런 견제가 곧바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새로운 구심점으로 세우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 원내대표는 12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 의원에 대한 의원들의 약간 안티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시절 보인 윤석열 정부와의 대립과 계엄·탄핵 과정에서 보인 행동을 언급하면서 "당원과 의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의 복당 문제 역시 중진들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4선 안철수 의원은 같은 날 한발 더 나아가 친한계를 '복당 운동권'으로 규정하며 차기 총선 공천 배제까지 요구했다. 안 의원은 "당 밖의 특정인에게 봉사하며 당을 분열시키는 사람들은 없어져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윤리적 오점을 남긴 분들을 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한 의원을 장 대표의 대안으로 놓고 당내 중진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아닌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남권 중진들의 선택이 향후 당내 권력구도의 결정지을 최대 변수로 꼽힌다. 경남 통영·고성을 지역구로 둔 정 원내대표는 3선이자 옛 친윤계 인사로, 그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 중진들이 장 대표에게 힘을 실을지 견제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당내 세력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현재 영남권 중진들은 하나의 흐름으로 뜻을 모은 것은 아니다. 경남 진주갑의 4선 박대출 의원은 15일 장 대표의 올림픽공원 집회에 동행했고, 당시 집회에는 정희용·이인선·박성민·구자근 등 영남권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반면 울산 남구을의 5선 김기현 의원 등은 장 대표 리더십에 문제의식을 드러내왔다. 

이에 따라 영남권 중진들은 앞으로 장 대표를 끌어내리기보다 징계와 당협위원장 개편에서 일정 부분 장 대표의 양보를 요구하면서 타협과 봉합 쪽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벌써부터 나온다. 

장 대표가 이들과 접점을 찾는다면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며 당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강경 노선을 고수하면서 정 원내대표 등과 대립이 깊어지면 큰 갈등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장 대표와 영남 중진들이 어느 선에서 타협점을 찾느냐에 따라 '징계 정치' 이후 당내 권력구도도 달라진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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