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로봇용 액추에이터 '악시움'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을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고 로봇 액추에이터의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액추에이터를 공급할 외부 고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류 사장이 하반기 수주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로봇용 액추에이터 '악시움'이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은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월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는 모습. ⓒLG전자
8월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로봇용 액추에이터 생산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올해 1월 CES 2026를 기점으로 국내 로봇용 액추에이터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꿨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당시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대중에 처음 공개했다.
이후 LG전자의 액추에이터 사업은 빠르게 구체화됐다. 류 사장은 4월23일 "올해는 액추에이터 양산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를 지능형 홈로봇 LG 클로이드에 직접 적용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글로벌 파트너사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본격적으로 외부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7월30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는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파일럿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LG전자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할 액추에이터 초도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주 활동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브랜드 공개부터 초도품 생산까지 진행된 것이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를 내세운 곳은 LG전자가 사실상 유일하다. 현대모비스와 HL만도 등도 액추에이터 시장에 진입했지만 따로 브랜드화하지는 않았다.
원래 국내 액추에이터 시장은 대부분 중소규모 기업에 특화된 무대였다. 소규모 기업이지만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경우 대기업과의 협력과 지분투자를 병행해 성장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매출의 90% 이상이 액추에이터에서 나오는 '로보티즈' 같은 기업은 LG전자가 지분 6.56%를 투자하고 있다.
액추에이터 사업의 빠른 위상 변화는 LG전자 사업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액추에이터는 올해 3월 LG전자의 사업보고서에서 "성장성 높은 사업군"으로 처음 언급됐는데 이후 5월 분기보고서부터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B2B 부품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과 함께 B2B 포트폴리오의 핵심 제품군으로 부상했다.
현재 LG전자는 서울 양재 R&D캠퍼스에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를 조성하고 여기에 홈로봇 클로이드를 투입하고 있다. 클로이드 한 대에는 20여 개의 악시움이 들어간다. 올해까지 데이터팩토리에 약 300대의 클로이드가 투입되므로, 대략 6천 개 이상의 악시움이 실제 구동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 로봇을 통해 액추에이터를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외부 고객을 확보해 대량 생산에 나서는 구조다.
올해 연속으로 발표한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액추에이터 사업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G그룹은 8월 전략적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와 로보틱스용 안전 시스템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한 클로이드를 2027년 공개한다고 했다.
애초에 클로이드는 1월 CES 2026에서 처음 공개될 당시부터 엔비디아의 온디바이스 연산 모듈 '젯슨 토르'와 로봇 학습 플랫폼 '아이작'을 활용해왔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훨씬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악시움의 외부 고객 확보다. 이미 경쟁사들이 대량 수주 계획을 앞서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액추에이터 35만 개 규모 생산 거점 구축 계획을 내놨고, HL만도는 2035년 매출 2조3천억 원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류 사장이 첫 공급 계약을 맺는 시점이 초기 시장 선점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악시움은 6월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우선 클로이드에 먼저 적용될 것"이라며 "수주 활동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사 요구에 따라 대량 양산체제를 갖춰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