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이번에는 세계 최대 음악기업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의 루시안 그레인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K팝 IP(지적재산)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고, 이를 K푸드·K뷰티 등으로 연결하려는 CJ그룹의 구상이 이번 회동에 담겼다.
(왼쪽부터)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루시안 그레인지 유니버설뮤직그룹(UMG)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CEO)이 케이콘(KCON) LA 2026 현장에서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CJ ENM
20일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은 현지시각으로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케이콘(KCON) LA 2026 현장에서 그레인지 회장을 만나 글로벌 음악·콘텐츠 시장의 변화와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확장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 이미 시작된 UMG와의 협력
두 회사의 접점은 이번 만남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지난 7월 CJ ENM의 엠넷(Mnet)과 UMG 산하 리퍼블릭 컬렉티브(REPUBLIC Collective)는 글로벌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를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차세대 글로벌 K팝 인재 발굴과 육성부터 최종 데뷔조의 미국 및 글로벌 활동까지 협력하는 내용이다.
CJ그룹이 K팝을 만들고 키우는 역량에 UMG의 글로벌 음악 네트워크를 더하는 방식이다. CJ ENM은 오디션과 음악 콘텐츠 제작을 통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케이콘 등을 통해 글로벌 팬덤을 확보해왔다. UMG는 세계 주요 레이블과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글로벌 음악시장에 콘텐츠를 유통하는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CJ그룹이 K팝을 만들면 UMG가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이재현 회장과 그레인지 회장의 만남은 이러한 협력 관계가 더 넓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로 읽힌다. 다만 구체적 추가 협력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닌 만큼, 새로운 사업이 확정됐다고 보기보다는 기존 협력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맞물리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이재현·이미경의 미국 행보
이번 회동은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이 최근 미국에서 보여준 행보와도 이어진다. 이 회장은 케이콘에서 K팝 공연뿐 아니라 K푸드와 K뷰티를 함께 경험하는 공간을 둘러봤다. 올리브영 페스타에서는 국내 중소·인디 뷰티 브랜드와 미국 소비자의 접점을 살폈고, K컬렉션(K-Collection)도 직접 찾았다. 비비고 부스에서는 미국에서 출시한 김치 누들을 시식했고, 엠넷플러스 부스에서는 미국 K팝 팬들의 이용 확대를 주문했다.
각각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방향은 하나다. K팝으로 관심을 만들고, 콘텐츠와 아티스트 IP를 통해 팬덤을 확보한 뒤, 그 팬덤을 K푸드·K뷰티 등 다른 소비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CJ그룹이 2012년 시작한 케이콘이 대표적 사례다. K팝 공연으로 출발한 케이콘은 이제 K푸드와 K뷰티, 콘텐츠를 함께 경험하는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대됐다. 케이콘을 통해 만들어진 팬덤이 비비고를 맛보고 올리브영에서 K뷰티를 경험하는 식으로 콘텐츠와 소비의 경계가 낮아지고 있다.
◆ 30년 전 ‘문화사업’, 이제는 ‘IP 사업’으로
이재현 회장이 콘텐츠 사업에 투자해온 역사는 30년을 넘는다. 1995년 드림웍스 투자에서 시작해 영화·방송·음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2012년에는 케이콘을 선보이며 K팝과 K컬처를 글로벌 시장에 알렸다.
이미경 부회장 역시 글로벌 영화·음악·방송 업계와의 네트워크를 넓히며 CJ ENM의 콘텐츠 확장을 이끌었다. 과거 CJ그룹의 문화사업이 ‘한국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세계에서 통하는 콘텐츠 IP를 만드는 것’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