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사장이 추진해온 내실경영과 자본력 개선이 2분기에 성과를 드러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출혈 경쟁 대신 수익성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한때 보험손익 적자전환이라는 진통을 겪었지만 재무건전성 관련 지표들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체질개선 효과가 숫자로 확인됐다.
다만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이 2025년 2분기보다 감소했고 올해 4분기부터 적용되는 회계 기준으로 CSM 조정이 예상돼 이 대의 수익성 중심 전략은 하반기에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사장이 수익성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성과가 2분기 실적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8월18일 현대해상의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이석현 부사장이 취임 이후 다져온 재무건전성 강화 전략이 2분기 자본 지표에서 뚜렷한 성과로 확인됐다.
2027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제도 도입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기본자본비율 50% 이상 유지를 요구한 가운데 현대해상의 기본자본비율은 2025년 2분기 말 53.7%에서 2026년 2분기 말 83.8%로 상승했다.
K-ICS 비율도 같은 기간 170.0%에서 209.0%로 함께 올랐다.
K-ICS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가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해 얼마나 자본을 쌓아뒀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당국의 규제 기준은 100%, 권고 기준은 130%이다.
기본자본비율은 가용자본의 질을 따로 측정한 것이다. 가용자본은 손실 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자본금·이익잉여금 등)과 상대적으로 흡수력이 낮은 보완자본(후순위채 등)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기본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기본자본비율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보완자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해상은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자본구조의 질' 개선과 '양적 지급여력' 확충을 동시에 이뤄낸 셈이다.
금리 리스크 관리 지표인 듀레이션 갭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현대해상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은 2025년 2분기 말 -2.5년에서 2026년 2분기 말 0.7년으로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을 넘어섰다.
듀레이션 갭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과 지급해야 할 보험금(부채)의 평균 만기 차이로 갭이 클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재무 변동성이 커진다. 금융당국은 듀레이션 갭을 직접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2027년부터는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한다.
이석현 부사장은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과제를 안고 2025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돼 이제 임기 중반에 들어섰다.이 대표 시장점유율 경쟁 대신 체질개선을 위해 수익성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그 결과 보험손익이 크게 줄어 2025년 4분기에는 적자 전환하기도 했지만 2026년 들어 성과가 드러나며 2분기에는 별도기준 보험손익 4037억 원을 냈다. 2025년 2분기보다 89.8% 오른 수치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2분기 성과에 관해 "고수익 상품 구성비 증가 등 그동안 꾸준히 이어온 회사 내부 노력의 성과"라며 "자본력 개선을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 및 손익우량계약 중심 질적 성장을 위한 매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4분기부터 간편보험 신규담보 손해율 가정 관련 가이드라인이 적용돼 부채 증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17일 보고서를 통해 "4분기 간편보험 신규담보 손해율 가정변경이 남아있어 연말 대규모 CSM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간편보험 신규담보 손해율 가정이 조정될 경우 미래 예상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 CSM이 그만큼 축소된다.
또 신계약 CSM은 2분기 4800억 원으로 2025년 2분기보다 8.7% 낮아져 CSM 관리가 이 대표의 하반기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6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현대해상은 자본력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는 수익 중심의 사업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본업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