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이 전년 동기에 견줘 크게 성장한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2026년 연간 실적 기준으로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해 보인다.
한국의 토종 제약사 중 2025년까지 1조 클럽에 가입한 회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대웅제약, 한미약품, HK이노엔, 보령 등 8개에 그쳤다. 동국제약이 9번째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동국제약의 성장세는 헬스&뷰티 사업, 그중에서도 화장품 사업이 이끌고 있다. 특히 해외수출의 가파른 성장이 실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이 회사 권기범 회장은 오프라인 판매를 늘리고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화장품 매출 기반을 확대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 ⓒ 동국제약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최근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담은 반기보고서를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589억 원, 영업이익 26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9%, 영업이익은 17.9% 각각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9.5%에서 10.1%로 높아졌다.
또한 동국제약은 상반기 매출액 5099억 원, 영업이익 534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12.6% 성장한 것이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이기도 하다. 영업이익률도 10.4%에서 10.5%로 개선됐다.
일반의약품(OTC)과 전문의약품(ETC)의 안정적인 성장에 헬스&뷰티의 고성장이 더해졌다. 상반기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15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 특히 ‘센텔리안24’를 주축으로 해외 매출이 급증했다. 회사 쪽에 따르면, 센텔리안24의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6% 늘어났다.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반기 건기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고, 2023년 6월 출시한 건기식 브랜드 ‘마이핏’의 매출액은 누적 470억 원을 기록했다.
지역 기준으로 보면 해외 매출액 성장률이 돋보였다. 상반기 국내 매출액은 43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에 그친 반면, 해외 매출액(733억 원)은 94.7%나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동국제약의 화장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3분기와 4분기에도 전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 연간 실적 기준으로 매출액 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2026년 매출액 1조392억 원, 영업이익 1045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전년 매출액 9269억 원, 영업이익 966억 원에 견줘 각각 12.1%, 8.2% 성장한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서도 각각 13.3%, 13.1% 성장한 매출액 1조501억 원, 영업이익 1093억 원의 컨센서스를 제시했다.
◆ 화장품 오프라인 매출 확대와 수출처 다각화 중요
상반기 매출액이 5천억 원을 넘어섰고 매출 상승세도 뚜렷한 만큼 업계에서는 동국제약이 올해 매출액 1조 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조 클럽 진입은 국내 업계에서 ‘대형 제약사’의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이정표다.
관건은 화장품 성장 모멘텀을 지속할 수 있느냐다. 이 회사 권기범 회장은 이 부분에 주목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화장품 사업은 해외의 경우 ‘아마존’, 국내에서는 ‘홈쇼핑’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동국제약은 이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판매 통로를 얼타뷰티(미국), 돈키호테·로프트(일본) 등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하면서, 실리콘투, 예스스타일, 아시아뷰티홀세일(ABW) 등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 판매망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온·오프라인 전반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특히 K-뷰티 제품의 약국 판매 확대 분위기에 올라타고자 힘쓰는 중이다. 2025년 3월 약국 전용 더마케어 브랜드인 ‘마데카 파마시아’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국제약은 화장품 수출 지역을 다각화하는 데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국과 일본 중심에서,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으로 수출 영토를 다변화해, 화장품 사업을 지속가능한 성장축으로 안착시키고자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10월 인수한 자회사 리봄화장품이 글로벌 맞춤형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화장품 위탁생산(ODM) 전문기업인 리봄화장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기능성 의약외품(OTC) 생산인증, 이슬람 국가 수출에 필수적인 할랄 인증,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승인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인수 시점에 갖고 있던 26개국 34개의 해외 거래처도 동국제약의 인프라가 됐다.
리봄화장품은 동국제약 화장품의 전 세계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기반이 돼주고 있을 뿐 아니라, 외주생산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 중장기 성장동력 – 미용기기 사업 연착륙
1조 클럽 진입과 별도로, 동국제약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장기 성장동력 육성은 권기범 회장에게 주어진 중요한 숙제다.
동국제약은 최근 미용기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023년 자체 뷰티 디바이스인 ‘마데카 프라임’을 출시하고, 2024년에는 미용기기 제조사인 ‘위드닉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마데카 프라임의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이고, 위드닉스는 인수 후 2025년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뷰티 디바이스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동국제약에게 핵심 과제다.
또한 동국제약은 약물전달시스템(DDS) 관련 기술인 ‘마이크로스피어’와 ‘리포좀’을 전문의약품(ETC) 분야에서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스피어는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리는 기술로서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에 적용되는 플랫폼이다. 리포좀은 독성이 강한 약물이 체내의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몸에 잘 흡수되지 않는 난용성 약물의 체내 흡수율을 높인다.
동국제약은 이 분야 생산능력을 늘리고자 충북 진천 공장에 DDS 전용 첨단 무균 주사제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 분야 성과를 앞당기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에도 참전한 상태다. 회사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주 1회인 투약 주기를 1~3개월로 늘리는 시험을 진행 중이다. 임상 진입 시기는 2027년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