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그룹 회장의 '공격적 투자'가 2026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2022년 구 회장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매출은 2.7배가량 급증했다.
글로벌 전력 인프라 호황기를 맞아 2026년 상반기에만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20조 원에 달하는 수주잔고와 국내외 투자는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구 회장은 2030년까지 12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전기화 흐름에 올라타고 LS의 성장을 한층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사진)이 공격적 투자로 전력 인프라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8월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S가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취임 5년 만에 공격적 투자로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킨 구 회장의 역량이 주목받는다.
◆ 역대 최대 실적에 수주잔고 20조 육박
LS는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약 11조236억 원, 영업이익 약 595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매출 약 7조8544억 원, 영업이익 약 2356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3%, 152.7% 증가했다.
LS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1조717억 원에 달해 2025년 전체 영업이익 약 1조526억 원을 반기 만에 뛰어넘었으며, 수주잔고는 상반기 말 기준 19조5554억 원에 달했다.
구 회장의 취임 첫해였던 2022년과 비교해보면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2022년 2분기 LS의 연결기준 매출은 약 4조1200억 원에 불과했다. 이를 취임 5년 차인 2026년 2분기 11조236억 원으로 약 2.7배 끌어올린 것이다.
LS의 이번 호실적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북미·유럽 등의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결과라고 평가되며, 구 회장은 이런 전기화 시대를 예상하고 공격적 투자를 단행해왔다.
◆ 구자은, 공격적 투자로 전기화 시대 주도권 쥔다
구 회장은 취임 당시 "에너지 전환은 결국 전기화 시대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후 2023년 1월 "현재 25조 원(LS그룹 계열사 연결 합 기준) 자산 규모에서 2030년 두배 성장한 자산 50조 원 그룹으로 거듭나자"며 "이를 위해 8년 동안 20조 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제시했다.
구 회장은 2026년 1월에도 "2026년을 LS의 미래가치를 진일보시키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하며, 앞선 20조 원 투자의 일부로 2030년까지 해저케이블·전력기기·소재 분야에서 국내외 1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구 회장의 자산 50조 원 목표는 조기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5년 말 LS그룹 총 자산은 43조5441억 원이었는데, 지주사 LS만 해도 2026년 상반기 동안 자산을 4조8697억 원 늘렸기 때문이다.
투자의 경우 LS전선의 미국 생산법인 LS그린링크가 미국 버지니아주에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2027년 하반기 완공과 2028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생산기지가 된다.
LS일렉트릭의 미국 현지 전력기기 생산 거점 'LS일렉트릭 유타'도 대규모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2027년 초 가동을 목표로 생산시설을 기존 1만3223㎡(약 4천 평) 규모에서 7만9338㎡(약 2만4천 평) 규모로 약 6배 확장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LS는 버지니아 해저케이블 공장, LS일렉트릭 유타 등에 2026년 6월 기준 5년 동안 30억 달러(약 4조6천억 원)를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 투자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투자들은 하반기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8월18일 미국 전력기업 블룸에너지와 3426만 달러(약 486억 원) 규모의 배전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LS일렉트릭은 블룸에너지가 미국 와이오밍주에 조성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에 주요 배전 시스템 일체를 공급한다.
LS일렉트릭은 각각 2022년, 2025년 미국 유타주와 텍사스주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놨으며, 이는 이번 계약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투자를 통해 현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놓은 것이 수주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8월5일에는 LS일렉트릭의 충남 천안 직류(DC)팩토리가 준공 한달여 만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력변환장치(PCS) 'G2'의 초도 출하를 진행했다. 여기서 생산된 PCS는 우선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되며, 다른 기업에 납품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이 2025년 준공한 강원도 동해시 해저케이블 공장 내 5동도 2026년 4분기부터 LS의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관해 이승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18일 LS 분석 보고서에서 "동해 증설 효과가 2026년 4분기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LS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하반기 전망에 관해 "구체적인 실적은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 약 20조 원 규모의 수주 잔고가 순차적으로 매출에 반영된다면 하반기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