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 인기가 날로 치솟으면서 K-웹툰과 웹소설을 불법으로 퍼 나르는 해외 불법 유통 사이트가 족족 검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저작권 침해 범죄에 국내 콘텐츠 업계가 속만 끓였다는 것도 이제 옛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이어온 국제공조수사가 성과를 내면서 네이버웹툰 등 K-콘텐츠 업계가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5월 베트남에 이어 7월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불법 유통 사이트가 검거되면서 K-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제 수사망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콘텐츠 인기가 날로 치솟으면서 K-웹툰과 웹소설을 불법으로 퍼 나르는 해외 불법 유통 사이트가 족족 검거되고 있다. 사진은 검거된 사이트 한 곳의 사이트 폐쇄 및 콘텐츠 영구 삭제 안내문. ⓒ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는 인터폴과 경찰청, 네이버웹툰과 긴밀한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북아프리카 지역을 기반으로 K-웹툰과 웹소설 등을 대규모로 불법 유통해온 사이트 3곳을 폐쇄하고 운영자를 검거했다고 8월13일 밝혔다.
현재 불법 사이트 3곳은 7월 중순 이후 모두 폐쇄돼 접속이 불가능하며, 불법 사이트 운영자 1명도 현지에서 검거돼 사법 절차를 밟고 있다.
폐쇄된 사이트 3곳은 2024년 7월부터 '중증외상센터'를 비롯한 네이버웹툰 인기작 300여개를 무단으로 스캔하고 영어로 번역해 제공해왔다.
네이버웹툰뿐 아니라 한국 콘텐츠로 범위를 확장하면 국내 웹툰 3만926건, 웹소설 5202건이 불법 유통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불법 유통된 콘텐츠 8만3688건 가운데 57%가 K-콘텐츠에 해당한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시밀러웹에 따르면 검거된 사이트 3곳의 최근 3개월 기준 방문 수는 2천만 회 이상, 합산 연간 방문 수는 1억3천만 회 이상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해마다 200억 원가량의 피해액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곳은 모두 불법 복제물을 최초로 업로드하는 '1차 유포 사이트'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2차, 3차 재유포 사이트로 피해가 확산된 것까지 포함하면 추가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수사는 올해 3월 네이버웹툰의 제보로 시작됐다.
네이버웹툰의 불법 웹툰 유통 대응 전담 조직인 '안티 파이러시' 팀은 이 사이트들의 운영 구조와 저작권 침해 정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왔다. 그 과정에서 기존에 운영되던 복수의 사이트가 최근 새로운 사이트로 통합·리브랜딩되며 단속 회피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고, 이후 운영 단서와 침해 증빙, 피해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이는 문체부와 인터폴, 현지 법집행기관의 국제공조를 이끌어내는 바탕이 됐다.
앞서 5월에도 네이버웹툰은 문체부, 베트남 공안부와의 국제공조를 통해 베트남 기반 글로벌 대형 영어 불법 웹툰·만화 유통 사이트 3곳을 폐쇄한 바 있다. 당시 폐쇄된 사이트의 연간 합산 방문 수는 11억 회 이상이었다.
문체부는 2021년 4월 인터폴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같은 해 5월부터 해외 불법 사이트를 대상으로 경찰청 및 다수 해외 수사기관과 함께 국제공조수사를 꾸준히 이어왔다.
그 결과 대표적 온라인 불법 유통 사이트 '누누티비', 해외 영상 불법 복제 사이트 '에보그룹', 웹툰 및 웹소설 불법 유통 사이트 '아지툰' 등 다수의 저작권 침해 사범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문체부는 올해 6월 저작권특별사법경찰과를 신설해 저작권 침해 범죄를 보다 집중적으로 대응할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김재현 문체부 문화미디어산업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를 노리는 저작권 침해도 교묘하고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터폴 등 국제기구 및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 박준성 국제치안협력국장은 "이번 사건은 북아프리카 지역 범죄자까지도 추적해내는 국제공조 수사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규남 웹툰 엔터테인먼트 및 네이버웹툰 CRO(최고위험관리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대규모 불법 유통 사이트를 폐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스캔·번역본을 유포하던 1차 공급원을 차단하고 운영자 검거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불법 웹툰 사이트는 창작자의 정당한 수익을 침해하고 글로벌 웹툰 생태계의 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인 만큼, 앞으로도 각국 수사기관 및 유관 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창작자의 권리와 작품 가치를 보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