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26년 상반기에 패션, 뷰티 두 부문에 걸쳐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연결기준으로 볼 때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액이 늘어났고 영업손익은 흑자전환했다.
그런데 별도기준으로 보면 신세계인터내셔날 본사의 실적은 크게 좋아진 반면, 핵심 자회사인 신세계톰보이와 어뮤즈코리아의 실적은 나빠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앞으로 김덕주 대표와 이승민 대표는 두 자회사의 실적 반등을 꾀하고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김덕주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와 신세계톰보이 대표를 겸임하고 있고, 이승민 대표는 뷰티 부문에서 어뮤즈와 비디비치를 맡고 있다.
신세계톰보이의 경우 리브랜딩을 마친 국내 브랜드의 연착륙과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한 성장세 회복이 중요하다. 어뮤즈코리아는 글로벌 확장에 따른 투자 효과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김덕주 신세계인터내셔날 총괄대표(왼쪽), 이승민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 부문 대표(오른쪽)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6년 2분기 및 상반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 매출액 2916억 원, 영업이익 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 2533억 원, 영업손실 71억 원에 견줘 매출액은 15.1% 성장하고 영업손익은 흑자전환(+141억 원)한 것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 5872억 원, 영업이익 21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 5088억 원, 영업손실 44억 원과 비교할 때 매출액은 15.4% 늘고 영업손익은 역시 흑자전환(+262억 원)했다.
회사 쪽은 “소비심리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 프리미엄 소비 증가로 패션과 뷰티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자사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경영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일등공신은 수입 브랜드로 나타났다. 수입 패션과 수입 화장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8%, 18.5% 늘었다. 패션에서는 브루넬로 쿠치넬리, 어그, 릭오웬스, 에르노 등 기존 브랜드와, 앙팡 리쉬 데프리메, 뷰오리, 꾸레쥬 등 신규 도입 브랜드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화장품에서도 니치 향수와 럭셔리 뷰티 수요가 이어지면서 딥티크, 로라 메르시에, 아워글래스, 라부르켓, 로에베 퍼퓸, 돌체앤가바나 뷰티 등 주요 브랜드 대부분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체 브랜드도 성장세를 보였다. 패션 부문에서는 할리데이비슨 컬렉션스, 일라일, 델라라나, 화장품 부문에서는 비디비치와 연작을 비롯해 헤어케어 브랜드 저스트 에즈 아이엠의 매출이 늘었다.
2분기 코스메틱 부문 매출액은 1295억 원으로 분기 매출액으로는 역대 최대를 찍었다.
증권가에서도 회사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한화투자증권은 12일자 분석 보고서에서 실적 전망치를 기존 매출액 1조2458억 원, 영업이익 295억 원에서 매출액 1조2844억 원, 영업이익 657억 원으로 높이고, 목표주가도 기준 1만5천 원에서 2만2천 원으로 상향했다.
◆ 자회사 동반성장이 실적 상승세를 잇는 키포인트
이번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결기준 실적에 견줘 별도기준 실적 향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28억 원, 1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7.6%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41억 원 적자에서 146억 원가량 늘면서 흑자전환했다. 매출액 증가와 영업이익 흑자전환 폭에서 모두 별도기준 실적이 앞섰다.
이는 연결기준 종속회사의 실적이 모기업의 연결 실적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회사의 영업손실이 본사 영업이익 중 일부를 상쇄하는 결과를 낳았다.
원인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핵심 자회사인 신세계톰보이와 어뮤즈코리아의 실적 악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연결대상 종속회사 중 두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톰보이는 2분기 매출액 360억 원, 영업손실 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4%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5억 원)한 실적이다. 반기 기준으로도 매출액이 11.3% 감소했다.
어뮤즈코리아는 2분기 매출액 134억 원, 영업손실 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6.1% 감소하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30억 원)했다.
신세계톰보이의 경우 국내 브랜드 여성복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스튜디오 톰보이, 보브, 지컷의 국내 매장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에 판매하던 지컷의 오프라인 물량을 모두 철수하고 온라인(신세계V)으로 집중하면서 관련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었다.
또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 역시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하면서 매장 리뉴얼 및 인테리어, 마케팅 비용이 단기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최근 두 브랜드의 해외 매장을 신규로 여는 과정에서 투입된 비용도 반영됐다.
신세계톰보이의 1분기 실적(매출액 451억 원, 11억 원)에 견주면 전반적인 판매 감소가 수익성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어뮤즈코리아의 경우 27개국에 걸친 글로벌 유통망 확장과 신규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초기 마케팅 비용이 대거 지출됐다. 즉 어뮤즈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선투자를 단행하는 과도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는 1분기 실적(매출액 136억 원, 영업이익 6억 원)에 견줘 매출액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손익이 나빠진 것에서도 파악된다.
앞으로 김덕주 대표는 신세계톰보이의 매출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월 싱가포르에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의 단독 매장을 열면서 동남아와 아시아 주요 국가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스튜디오 톰보이와 보브의 투트랙 브랜드 전략을 통해 매출을 성장세로 되돌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튜디오 톰보이의 경우 ‘한국 패션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하는 감도 높은 캐주얼’을, 보브는 ‘3040 커리어우먼을 타깃으로 하는 고감도 컨템포러리 여성복’을 지향한다.
이승민 대표는 글로벌 투자를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 전략과 히트상품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기존 립 중심의 색조 위주에서 스킨케어, 페이스 메이크업, 웰니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월 스킨케어 브랜드 ‘듀어썸’을 인수하고 8월 스킨케어 라인 ‘스킨레디’를 새로 출시한 일은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