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할 민주당 후보들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이라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발언이 최근 공화당 선출직 공직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슬람 혐오'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P통신=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간선거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곳곳에서 지하디스트들이 당선되고 있다"며 "공산주의든 지하디즘이든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후보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소셜미디어에 미시간주 상원 경선에서 승리한 이슬람계 후보 압둘 엘사예드 박사가 히잡을 쓴 여성들과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며 "그들이 여러분의 집과 재산을 노리고 다가오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자기 부부의 사진과 엘사예드 박사 부부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고 "매우 다른 두 개의 미국"이라는 문구를 붙인 게시물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에 대해서도 "그들은 머리가 나쁘고, 적성도 없으며,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으면서 우리에게 나라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말리아 공동체를 겨냥한 그의 최근 발언 중 하나로,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소말리아 이민자들을 "쓰레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번 발언이 미국 내 이슬람교도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뉴욕타임스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같은 이슬람 혐오 표현이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 미시간주 상원 경선에서 승리한 엘사예드 박사 등 이슬람계 정치인들의 잇따른 선전 이후 공화당 내에서 점점 더 확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화당 전국상원의원위원회는 엘사예드 박사의 본명인 압둘라만 모하메드 엘사예드를 명시하며 그를 "가장 급진적인 상원의원 후보"로 규정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토미 튜버빌 상원의원과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은 각각 그를 "테러리스트", 이슬람계 공직자 전체를 "트로이의 목마"라고 지칭했다.
이에 대해 팀 스콧 상원의원은 종교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엘사예드 박사의 인맥에 대한 정당한 검증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공화당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모든 공동체를 전체로서 바라봐야 한다"며 동료들의 발언을 규탄했다.
이슬람 민권단체 CAIR의 에드워드 아흐메드 미첼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이슬람계 공직자들을 국익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함으로써 전국의 이슬람계 선출직 공무원들을 표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시간주 상원의원 경선에서 승리한 엘사예드 박사는 CNN과 나눈 인터뷰에서 트럼프 부부의 사진에 대해 "서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여러분을 이용해 돈을 버는 데만 목적이 맞아떨어진 사람들"이라고 반격하며, 자신과 아내의 사진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