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전략과 관련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메타가 폐쇄형 모델 아닌 오픈웨이트 모델 출시를 발표하면서 나오는 분석이다. 저렴한 오픈소스 AI 모델 출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전략을 따르고 있다는 얘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025년 9월17일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시에서 열린 메타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저커버그 CEO는 10일(현지시각) 메타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하고 수정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모델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다"며 "이것이 AI 모델 개발이 가야 할 길이며 미국은 오픈소스 모델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30일에도 "개방된 모델을 통해 기술의 힘을 더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적 있다. 오픈소스 AI 모델은 사용, 연구, 수정, 공유할 수 있도록 모델 구조, 실행 코드, 필요한 데이터 정보, 파라미터와 권한이 공개돼 있다. 반면 폐쇄형 모델은 이런 구조나 코드가 공개돼 있지 않다.
메타는 이날 지난해 AI 사업 개편 이후 중단됐던 오픈웨이트 모델 배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학습이 끝난 결과물인 가중치를 외부에 공개한 AI 모델로, 오픈소스와 달리 코드, 데이터 수집 등 전체 구성요소는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용자는 오픈웨이트 모델의 가중치 파일을 내려받아 개인 컴퓨터나 자체 서버에서 직접 실행하고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메타가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모델인 '뮤즈 글리머'는 메타의 가장 강력한 폐쇄형 AI 모델인 '뮤즈 스파크'와 거의 동일하다. 뮤즈 글리머는 코드, 텍스트,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경쟁사인 앤트로픽이나 오픈AI의 주요 AI 모델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는 않는다.
메타는 이 모델을 경쟁 제품보다 저렴한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관련해 "메타의 전략은 저렴한 오픈소스 모델을 제공하는 중국 AI 기업들의 전략과 유사하다"며 "중국산 AI 모델은 최첨단 기술보다는 적당한 가격에 그럭저럭 돌아가는지가 더 중요한 케냐, 우간다 등 개발도상국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픈소스 모델이 폐쇄형 모델보다 저렴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개발 비용이 한 회사가 아니라 전 세계로 분산되고, 독점된 코드에 내야 하는 라이선스 비용 등의 마진이 없으며, 자발적으로 커뮤니티가 기여해 모델을 학습시키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과 미국산 AI 모델은 기술적으로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 7월 발표된 중국 기업 문샷AI의 '키미 K3' 모델은 일부 벤치마크에서 앤트로픽의 '페이블' 모델을 거의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메타는 오랫동안 오픈소스 AI 모델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으며 수년간 자사의 최고 AI 모델을 무료로 제공해 왔다. 다만 지난해부터 AI 경쟁에서 앤트로픽과 오픈AI에 뒤처지자 폐쇄형 AI 모델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 4월에는 폐쇄형 모델 '뮤즈 스파크'를 선보였다.
그러나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의 발달로 실리콘 밸리에서는 폐쇄형 모델과 오픈소스 모델 가운데 어느 모델을 개발해야 할지에 관한 논쟁이 불거졌다.
앤트로픽과 오픈AI는 AI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안전하게 통제된 폐쇄형 모델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메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은 오픈소스 모델의 손을 들며 사람들이 AI를 더 발전시키고 새로운 사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저커버그 CEO는 글을 통해 "인간의 능력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초지능을 가진 AI가 개발돼 널리 퍼지면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경쟁과 견제를 유발하고 균형이 유지된다"며 "반면 초지능이 소수에게 집중되면 이 권력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며 오픈소스 AI 모델 선호 이유를 설명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어서 "메타는 모두를 위한 개인화된 초지능 AI 에이전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이런 도구를 무료로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무료 버전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