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당대표직 재신임 카드를 꺼냈다. 당선되면 내년 서울시장·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른 뒤 당원들에게 다시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두 선거가 4월 함께 열리면 취임 약 8개월 만의 중간평가다.
'무너진 책임정치 윤리'를 바로 세우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청래 후보가 이끈 직전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전술로 보인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약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책임하에 2027년 서울시장, 강릉 국회의원 보선(보궐선거) 준비 작업을 즉각 시작하고 선거 후 당대표 재신임을 물어 무너진 책임정치 윤리를 재확립할 것"이라며 "서울·강릉 재보선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잃으면서 내년 4월7일 실시가 확정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최 여부는 오세훈 시장의 상급심 결과에 달렸다. 오 시장은 지난달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법조계에서는 판결이 뒤집히거나 형량이 시장직 유지 기준인 벌금 100만 원 미만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김 후보는 이날 구체적 재신임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서울시장 보선이 열리지 않을 경우 강릉 보선 결과만으로 재신임을 물을지, 권리당원 투표와 전당원 투표 가운데 어떤 방식을 택할지 등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재신임 판단 기준은 물론 재신임을 받지 못할 경우 사퇴할지조차 언급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의 재신임 카드는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이후 불거진 정청래 당시 당대표의 책임론을 다시 부각하는 효과도 있다. 당시 민주당이 서울시장과 경기 평택을·부산 북갑 등 주요 승부처에서 패하자 친석계를 중심으로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현재 김 후보는 권리당원 순회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46.01%로 정 후보의 44.53%를 1.48%포인트 앞서고 있다. 전체 권리당원의 약 70%가 몰린 호남과 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재신임 카드를 꺼내 박빙의 격차를 벌리려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