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삼성전자, 중국의 넥스칩 등 여타 반도체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TSMC는 일본에서 2029년부터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도 세웠다.
웨이저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2026년 7월1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TSMC 2분기 실적 발표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닛케이아시아는 11일(현지시각) "TSMC가 소니그룹과 차세대 이미지 센서 공동 생산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며 "한국 및 중국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스마트폰의 침체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라고 보도했다.
TSMC와 소니가 공동 개발에 나설 이미지 센서는 상보형 금속 산화물 반도체(CMOS) 이미지 센서다. CMOS 이미지 센서는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고, 프로세싱 반도체가 이 신호를 디지털 이미지 데이터로 변환하는 반도체 장치다.
이미지 센서는 일반적으로 빛을 받아들여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센서층과 센서가 만든 신호를 읽고 처리해 디지털 값으로 바꾸는 논리회로층으로 구성된다. 소니는 지금까지 센서층 생산을 담당했고 TSMC는 하청 생산을 통해 회로층을 생산했다. 이번 협력으로 소니와 TSMC는 센서층 개발부터 양산까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을 세웠다.
TSMC는 다양한 고객사를 보유했기 때문에 특정 기업과 개발 단계부터 협력하는 합작 투자를 한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전통적 이미지 센서 사용처인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면서 TSMC는 소니와의 합작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한국과 중국의 경쟁사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센서는 주로 스마트폰 카메라에 쓰인다. 그런데 AI 기업들의 수요 증가로 스마트폰에도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마트폰 가격 역시 상승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26년에 지난해 대비 13.9%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미지 센서 시장은 AI를 활용해 기계를 제어하는 피지컬 AI가 보편화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로봇, 차량, 기타 여러 제품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이미지 센서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미지 센서 업계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닛케이아시아는 "TSMC는 소니와 협력해 고성능 제품을 공동 개발해 신흥 경쟁업체와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TSMC는 피지컬 AI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 지속적 성장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TSMC가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며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표적 경쟁사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서비스 분야에서 TSMC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MOS 이미지 센서 분야에서도 소니와 경쟁하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급등하는 메모리 가격에 힘입어 올해 역대급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392조5210억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91조1300억 원을 넘는 수치다.
닛케이아시아는 "만일 삼성전자가 이 수익을 시설 확충과 연구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면 TSMC와 소니에게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위탁 반도체 업체들 역시 TSMC에 위협이 되고 있다. TSMC는 중국의 옴니비전, 스마트센스테크놀로지 등 여러 고객사를 위해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위탁 반도체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고객사들을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이미지 센서 파운드리 업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넥스칩은 이미지 센서 관련해 2025년 23억5천만 위안(약 4930억 원)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보다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넥스칩은 2024년에 스마트센서와 협력해 1억8천만 화소 이미지 센서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기도 했다.
일본의 시장조사 업체 테크노시스템즈리서치의 오모리 테츠오 수석 분석가는 닛케이아시아에 "TSMC의 일부 고객사들은 중국 기업으로 주문을 옮기고 있다"며 "이미지 센서에 사용되는 센서 레이어 파운드리 서비스만 놓고 보면 중국 경쟁사들은 이미 TSMC를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TSMC는 이런 상황에서 소니와 계속해서 협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TSMC는 소니와 함께 2029년 초부터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차세대 이미지 센서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계획도 세웠다.
생산은 소니가 약 60% TSMC가 약 40%의 지분을 보유하는 합작 회사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총투자액은 약 1조 엔(약 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케이아시아는 10일 "소니와 TSMC는 조만간 구마모토에서 이뤄질 차세대 이미지 센서 반도체 양산을 위한 투자에 관련해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며 "2027년 3월까지 합작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어서 "해당 합작 회사는 애플 아이폰에 탑재될 고성능 카메라 센서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두 회사는 센서 성능을 향상해 피지컬 AI에 사용될 제품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