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6년 상반기에 매출액이 소폭 성장했는데도 영업적자가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이 계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2분기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IDT바이오로지카의 선전으로 1분기에 견줘 영업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하반기에도 매출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적자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이 회사 안재용 대표이사 사장은 IDT바이오로지카의 CDMO 수주 확대로 수익성을 확대하면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 연합뉴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2분기 및 상반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전날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2분기 매출액 1557억 원, 영업손실 157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액은 3.8% 줄었으나 영업적자가 57.9% 줄어드는 성과가 나왔다.
회사 쪽은 매출 감소에 대해 “자체 백신 일부 물량의 공급 일정이 3분기로 이연된 데 따른 일시적 요인”이라면서 “해당 물량이 3분기 내 전량 반영될 예정이어서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업적자 개선에 대해서는 “독일 자회사 IDT바이오로지카(이하 IDT)의 실적 개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액 3243억 원, 영업손실 6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액은 2.5% 늘었으나 영업손실이 14.8% 증가했다. 회사 쪽은 “2026년 초 본사(글로벌 R&PD 센터) 송도 이전과 연구개발비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이와 관련 회사는 1월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를 건립하고 본사와 연구소를 이전했다. 아울러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GBP410) 글로벌 3상 진행에 따라 R&D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외형 성장은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미하게 상승 흐름을 보이는 반면 비용 부담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자회사 IDT가 힘이 돼 주고 있는 모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4년 5월 기존 대주주인 클로케 그룹 지분 60%를 339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으며 IDT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지분 60.6%를 보유하고 있다.
IDT는 인수 직전 일시적으로 실적 둔화를 겪기도 했으나 SK바이오사이언스 자회사 편입 후 체질 개선 작업을 거쳐 2025년 3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IDT는 2025년 전년 대비 17% 늘어난 4657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99억 원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2026년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2분기에도 매출액 1295억 원, 영업이익 186억 원을 기록하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GBP410 개발 성과 중요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액이 독감백신 출하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으로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의 국내외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백신 사업부문 매출 확대를 견인할 전망이다.
스카이셀플루는 2014년 개발된 국내 최초의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 중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증하는 PQ(Pre-Qualification,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이후 범미보건기구(PAHO) 입찰을 따내 중남미 국가들의 독감 유행 시즌에 맞춰 물량을 공급해 왔다.
2026년 6월에는 유니세프(UNICEF)로부터 ‘2026년 독감백신 공급자’로 지정돼 전 세계 공공조달 시장에 64만 도즈를 공급하게 됐다. 또 같은 달 질병관리청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수주를 따내, 2026~2027절기에 270만 도즈를 공급한다.
문제는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장기 성장동력을 다지는 일이다. 이 회사 안재용 대표이사 사장에게는 △회사의 비용 부담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흑자 구조를 실현하고 △신규 파이프라인의 성공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우선 안 사장은 회사 이익 창출의 주축으로 부상한 IDT의 CDMO 수주를 확대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늘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능력과 IDT의 생산능력을 결합한 수주를 확대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3월 맺은 MSD향 차세대 에볼라 백신 CDMO 계약이 대표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에볼라 백신 원액을 자체 생산하고, IDT가 완제 공정을 담당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파이프라인으로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GBP410)이 있다. GBP410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후보물질이다. 영유아·소아 대상 대상 임상 3상에 진입한 폐렴구균 백신후보물질 중 21가 혈청형을 포함한 것은 GBP410이 처음이다. 현재 2027년 임상 완료와 2029년 출시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5년 12월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한 수두 예방백신 NBP608B도 핵심 연구개발(R&D) 품목이다. 기존 자체 개발 영유아 수두 백신인 스카이바리셀라(NBP608)의 적응증을 1회 접종에서 2회 접종으로 확장하기 위한 임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보건당국은 수두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2회 접종을 권고하는 추세다. 다만 회사 쪽은 구체적인 임상 완료 시점을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밖에도 안 사장은 인천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안착시키고 경제적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3772억 원을 들여 2026년 1월 이 센터를 준공하고, 판교와 안동으로 이원화돼 있던 R&D와 공정개발, 품질 분석, 연구공정을 통합했다.
안 사장은 센터에서 신약·백신 개발 성과와 CDMO 수주 및 상업화 성과를 도출하고 이를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196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한국수출보험공사를 거쳐 1998년 SK케미칼에 입사해 전략팀장, 전략기획실장, VAX사업부문장을 지냈고, 2018년 SK케미칼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분사될 때 SK바이오사이언스에 합류해 대표이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