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보유 지분율이 15%를 넘어섰다. 7월8일 12.44% 보유 공시와 함께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연내 5천억 원 한도에서 추가 매입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이다.
한화그룹은 상장사인 KAI 주식을 15% 이상 취득해 공정거래법상 필수인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다.
한화그룹은 2대주주로서 두 회사 사이 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 제고, 글로벌 수축 확대 지원 등과 관련한 KAI의 의사결정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놓고 방산업계에서는 향후 한화그룹이 중장기적으로 KAI 인수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그룹이 한화시스템의 장내매수를 거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보유 지분율 15%를 넘겼다. ⓒ한화
한화시스템은 최근 한 달 동안 장내매수를 통해 KAI 지분 3.45%를 확보했다고 8월10일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모두 4998억5077만 원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KAI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모두 15.89%가 됐다.
이는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일명 ‘15%’ 선을 넘은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이 상장사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야 한다. 한화그룹도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하고 있는 수출입은행이다.
한화그룹은 KAI 지분 확대가 대한민국 우주주권 확보와 자주국방, 미래산업인 우주·항공·방산 분야 해외 수출 경쟁력 강화 및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 무인화·지능화하는 미래 전장 환경 변화와 유럽의 방산 블록화 등 지역 보호주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대형 방산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목적도 두고 있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방산업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육·해·공·우주 통합’ 솔루션을 갖춘 국가대표 기업으로 도약에 필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은 55조 원 규모의 ‘AI 우주강국’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2040년까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독자 발사체와 위성, 우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저궤도 통신망,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통합 우주·국방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도 7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AI 우주강국’ 전략발표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우주와 항공을 각각의 산업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우주와 항공, AI와 국방이 하나로 연결될 때 진정한 AI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위치한 경남 창원과 KAI가 있는 경남 사천,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을 잇는 남부지방 우주·항공 종합벨트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이 KAI 지분을 늘리는 것을 놓고 향후 KAI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월 보유한 KAI 지분율이 5%를 초과하면서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기도 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구체적 경영참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면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회사 및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사정과 이익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