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업계가 전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한 데에는 위탁생산 업체의 기여가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2026년 7월23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6 뷰티&헬스케어쇼를 찾아 핸드케어 마스크 등 바디 케어 마스크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닛케이아시아는 9일(현지시각) "한국 화장품 업계가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성장한 데에는 위탁생산 업체들의 역할이 컸다"며 "한 기업이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 비해 위탁업체가 생산을 모두 담당해 생산 속도가 빠르다"고 분석했다.
콜마코리아는 한국 화장품 업계의 대표적 주문자 개발 및 제조(ODM) 업체로,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지 않고 연구 개발 및 위탁생산에만 집중해 왔다. 콜마코리아는 코스맥스와 함께 한국 화장품 업계의 주요 ODM 업체로, 2024년에 도입한 시스템을 통해 고객사의 아이디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3개월로 단축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업계에서 개발 주기는 9~12개월이다.
한 콜마코리아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 인터뷰에서 "TSMC와 마찬가지로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콜마코리아가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또 다른 방법은 많은 고객사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원자재 조달 역시 대량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량 원자재 조달로 생산 비용이 더 절감돼 고객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ODM 방식이 한국 화장품 업계에 채택된 배경에는 화장품법 개정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1년 화장품법 개정으로 제조 시설이나 공장이 없는 기업도 유통과 판매를 맡는 '제조판매업자'(현재 책임판매업자) 자격을 얻게 됐다. 이 법 개정으로 ODM 구조가 활성화되면서 K-뷰티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콜마코리아의 고객사들 가운데 많은 기업은 제조 시설이 없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팹리스 기업에서는 디자이너, 기업가, 마케팅 회사 등이 화장품 제품의 컨셉트를 개발한 후 제품 설계와 제조는 ODM 업체에 외주를 맡긴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5년에는 팹리스 화장품 업체가 10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해 2만8412개에 달했다. 이 결과로 수많은 제품들이 빠르게 출시됐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패한 상품도 많지만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둔 브랜드와 제품도 탄생했다.
ODM 구조를 통해 한국 화장품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한국은 2025년에 화장품 산업으로 17조9천억 원 규모를 생산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액 또한 114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해 지난해 대비 1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