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이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 급증에 상반기에 처음으로 총 수출액이 일본을 제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입 화물이 2026년 8월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쌓여 있다. ⓒ연합뉴스
닛케이아시아는 7일(현지시각) "한국과 대만은 AI 기술 발전으로 AI용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 상반기 총 수출액이 처음으로 일본을 넘었다"며 "반면 일본은 반도체 소재 및 제조 설비에 주력해 AI 붐 수혜를 덜 받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컨설팅회사인 미쓰비시 UFJ 리서치앤컨설팅의 도움을 받아 닛케이신문이 발표한 이번 분석은 일본, 한국, 대만의 무역 통계와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및 유엔 무역통계청(COMTRED)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달러로 환산하여 산출했다.
일본의 1~6월 총 수출액은 3844억 달러(약 541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0% 증가했다. 반면 한국과 대만은 같은 기간 총 수출액이 각각 4963억 달러(약 699조 원), 4166억 달러(약 692조 원)을 기록했다. 한국과 대만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했다.
대만의 TSMC와 폭스콘,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AI 기술 발전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양국의 수출액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대만의 초소형 전자회로인 집적회로(IC) 수출액은 상반기에 각각 1490억 달러(약 210조 원), 1330억 달러(약 187조 원)를 기록해 양국 총 수출액의 약 30%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상반기 IC 수출액이 2025년 전체 수출액을 넘어섰다. 반면 일본의 IC 수출액은 212억 달러(약 30조 원)로, 총 수출액의 약 5%에 불과했다.
이런 차이의 원인으로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수출액의 달러 가치 하락을 들기도 한다. 다만 한국 원화나 대만 달러 역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기에 환율 변동만으로는 이런 결과를 완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일본은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소재 분야에서 도쿄일렉트론, 어드밴테스트, 레이저텍 등 세계적 기업을 갖추고 있다.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액을 보면 일본은 상반기 150억 달러(약 21조 원)를 기록해 한국과 대만의 52억 달러(약 7조3천억 원), 35억 달러(약 4조9천억 원)를 많이 앞섰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과 대만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첨단 반도체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계속 뒤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쓰비시UFJ리서치앤컨설팅의 마루야마 켄타 연구원은 7일 닛케이아시아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반도체 수출이 증가해도 원자재 및 제조 장비 수출은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닛케이아시아는 "AI 반도체 수요 급증만으로 일본과 한국·대만 사이 수출액 격차를 설명하긴 어렵다"며 "가격 변동을 배제하고 수출량 변화만을 측정하는 수출 물량 지수에 따르면 일본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에 수출 물량이 정점을 찍은 다음 수출량이 정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