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사상 최대 실적에 어울리는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을 들고 나올지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막대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최대 200조 원의 주주환원 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SK하이닉스도 8월 말 조기 주주환원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두 회사가 주주환원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는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일 변곡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전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만간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역대급 실적 속에서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허프포스트코리아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8월10일 삼성전자 분석보고서에서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에서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 원에서 최대 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를 이유로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 60만 원,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다. 직전거래일인 7일 삼성전자 주식은 23만1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펼 것이라는 전망에는 지속해서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12조 원, 영업이익률 5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 3분기보다 817% 급증하면서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20조 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것이다.
향후 계속될 메모리반도체 병목,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익 우상향 곡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빅테크 고객사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60%에 불과하다. 신규 메모리 팹(Fab) 완공에 3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이 기간 동안 메모리 공급 부족은 불가피한 셈이다. 또 삼성전자는 6세대 HBM4 점유율도 2027년 44%로 글로벌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신규 주주환원 정책은 기존(연간 9조8천억 원)보다 최소 10배 이상 커지고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7%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025년 기준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1.4%다.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소통이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 발표 시점도 구체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7일 이사회를 열고 분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75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하면서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 사항은 3분기 안에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업계와 자본시장 일부에서는 SK하이닉스가 3분기 말보다 이른 8월 말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안이라고 발표됐던 시점에서 더욱 앞당겨지는 것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미국예탁주식증서(ADR) 공모 관련 규제와 절차상의 제약으로 공모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새 중요 정보를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는 데 제약이 있다”며 “이 자리에서 구체적 주주환원 방식이나 규모 등에 관해 말하기 어렵지만 구체적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연내 시장과 공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ADR 공모와 관련한 제약이 있었음에도 올해 안으로 기한을 잡은 주주환원 정책 발표 시점을 놓고 주주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발표일인 7월29일, 전날보다 9.6% 하락하기도 했다.
앞서 6일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에 견줘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주환원 정책 관련 구체적 계획을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며 “자연스럽게 두 회사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잉여현금을 주주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에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투자를 마친 뒤 남는 현금을 의미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수준을 주주환원 기준으로 삼고 있다.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두 회사의 FCF의 50%는 모두 100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