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험 부정행위 수단으로 인공지능(AI) 글라스가 등장하면서 교육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클리 메타 AI 글래스(왼쪽)와 레이밴 메타 AI 글래스. ⓒ메타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에 AI 글라스를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에 포함하고, 응시자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AI 글라스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적극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실시된 전기산업기사·소방설비기사 시험에서는 AI 글라스를 착용한 응시자 3명이 적발됐다. 토익 시험에서도 AI 글라스를 이용한 응시자 2명이 적발되는 등 관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교육계는 교내 시험에서의 악용 가능성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나 국가자격시험과 달리 학교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아 제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가 역시 이미 생성형 AI를 활용한 부정행위로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논란을 겪었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의 대응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대학은 AI 글라스에 대한 대응 지침을 마련했지만, '안경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운지 확인한다'거나 '안경다리를 반복적으로 터치하거나 조작하는 행동을 관찰한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AI 글라스 기술은 이러한 지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AI 글라스는 디스플레이를 제거한 음성 기반 모델로, 얇은 안경다리와 약 50g의 가벼운 무게를 갖춰 일반 뿔테 안경과 외형상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진화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한 반입 금지나 외형 확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정된 선택지에서 정답을 골라내는 암기 중심의 기존 시험 방식으로는 AI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계산기의 등장 이후 수학 교육 방식이 변화했듯, AI 활용을 전제로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시험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국내 AI 글라스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22일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의 AI 글라스인 레이밴 메타(Ray-Ban Meta)와 오클리 메타(Oakley Meta)가 국내에 공식 출시됐으며, 삼성전자가 구글과 공동 개발한 AI 글라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Intelligent Eyewear)'도 최근 미국에서 공개되면서 AI 웨어러블 기기 보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