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개별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만류한 지 열흘 만에 같은 취지의 글을 다시 올렸다.
이번에는 해당 상품군을 상장폐지 대신 유동성공급자(LP) 운용과 제도적 보완을 통해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까지 언급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가 다시 한 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품 투자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배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배 대표는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 글을 올리고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2배 상품 투자를 재차 만류했다.
배 대표는 먼저 앞선 게시글을 삭제한 배경에 대해 "예상보다 너무 많은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일 배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을 두고 "투자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배 대표는 이번 글에서 "투자자들은 투자하지 않고, 상장폐지보다는 운용사 LP 그리고 약간의 제도상의 도움으로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운용 중인 상품을 즉각 정리하기보다 기존 투자자의 환매 부담을 줄이며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적 위험에 대한 진단은 앞선 글과 같았다. 배 대표는 "방향을 맞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변동성이 커지고 등락이 반복되면 일일 재조정과 복리 효과 때문에 상품의 가치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가 저번 글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월27일부터 7월16일까지 SK하이닉스 주가가 17.9% 하락하는 동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47.5% 떨어져 이론상 손실률(35.8%)을 11.7%포인트 웃돌았다. 같은 기간 인버스 2배 상품은 이론상 35.8% 수익을 내야 했지만 실제로는 31.1% 손실을 냈다.
배 대표는 최근 증시 급락과 관련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배 대표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등 제도 변화와 메모리 반도체 부족에서 시작된 실적 모멘텀이 겹치며 5천을 목표로 삼던 시장이 9천을 넘어서는 초유의 상황까지 만들어냈다”며 “그러나 환희는 오래가지 않았고 시장은 고점에서 40% 가까이 하락했다, 말 그대로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진단했다.
배 대표는 반도체 산업이 대체불가능한 산업이라고 짚으면서도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배 대표는 "당장 공급과잉이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공급 확대는 결국 시간의 문제"라며 “특정 메모리 기업 한 곳에 집중하기보다 설계·메모리·파운드리·장비를 아우르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배 대표는 극심한 변동성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그는 “단기 가격을 예측해 대응하려 하지 말고 내가 투자한 산업의 방향이 여전히 맞는지를 보아야 한다”며 “투자의 방향이 맞고 시간이 내 편이라면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ACE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운용하고 있다. 배 대표는 삼성자산운용 재직 시절 아시아 최초의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출시하며 'ETF의 아버지'로 불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