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1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지만 김종우 대표이사 사장이 짊어진 실적 회복 과제의 무게는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다. SKC의 신사업은 아직 기틀을 다지는 중일 뿐이다. 하지만 2026년 상반기 들어 손실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장기간 부진했던 이차전지소재 사업도 활로를 찾고 있다.
SKC가 2026년 영업손실을 끝으로 2027년엔 5년 만의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온다.
김종우 SKC 대표이사가 3월26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SKC
7월29일 배터리소재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C는 그동안 부진했던 이차전지소재 사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급증으로 실적이 개선돼 2027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전망된다.
실제로 SKC의 최근 실적을 보면 영업손실의 규모가 가파르게 축소하고 있다.
SKC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454억 원, 영업손실 144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같은 시기보다 각각 38%, 79% 성장한 수치다.
최근 3개 분기 흐름을 살펴보면 영업손실 축소 흐름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5년 4분기 영업손실 1076억 원에서 2026년 1분기 287억 원으로 73.3% 급감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44억 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50% 더 줄었다.
2023년 시작된 SKC의 연간 영업손실은 2023년 2130억 원, 2024년 2503억 원, 2025년 3050억 원으로 확대되다가 2026년 들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C의 2026년 매출은 2조2164억 원, 영업손실은 579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2027년 매출 2조4094억 원, 영업이익 806억 원으로 5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업부별 성적표를 보면 온도차가 존재한다.
2분기 반도체소재는 매출 729억 원, 영업이익 213억 원을, 화학은 매출 3178억 원, 영업이익 305억 원을 올렸다. 반면 이차전지소재는 매출 2540억 원, 영업손실 308억 원을 기록했다.
이차전지소재가 주요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차전지소재는 2022년까지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거두다 2023년부터 적자전환하며 부진에 빠졌다.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와 중국발 동박 공급과잉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의 원가에는 전기요금이 15% 가량 차지하는데 전기요금이 인상되며 정읍 공장의 수익성이 대폭 감소했다.
영업손실의 늪에 빠져있던 이차전지소재 사업이 돌파구를 찾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늘어 ESS용 동박 수요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SKC의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2026년 1분기부터 ESS용 동박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ESS용 동박 판매량이 2025년 상반기보다 665% 증가했고 SKC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5년 390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920GWh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SKC는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국내 정읍 공장은 연구개발 위주의 마더팩토리로 전환하고 말레이시아로 생산 거점을 일원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 개선과 가동 안정화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가 예상된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소재 부문을 놓고 "북미 ESS용 제품 납품이 본격화하며 외형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정읍 공장의 구조조정과 생산 물량의 말레이시아 라인 이관 작업이 완료되는 2027년을 기점으로 사업부 손익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우 사장은 2026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고부가 제품 전환과 생산성 제고 등 운영개선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반등(턴어라운드)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C는 1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2025년 10월 김 사장을 대표이사에 내정하고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실적 회복 속도를 가속하고 새로운 성장동력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김 사장에게 이차전지소재 실적이 중요한 이유는 SKC의 미래 실적을 책임질 신사업이 언제 본궤도에 오를지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사업이 자리잡을 때까지 실적 반등의 키는 이차전지소재가 쥐고 있는 셈이다.
SKC는 새 성장동력으로 반도체 글라스(유리)기판을 낙점하고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라스기판은 기존 플라스틱(유기) 기판의 변형 위험과 열에 의한 팽창, 미세한 전력 공급·회로 유실의 한계를 극복한 제품으로 차세대 기판으로 평가된다.
애플과 아마존,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글라스기판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텔은 2030년 모든 반도체 기판을 글라스기판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 사장은 반도체 글라스기판 투자를 위해 2026년 상반기 단행한 유상증자로 1조1647억 원을 확보했고 그 가운데 약 6천억 원을 글라스 기판 사업에 투자한다.
SKC의 글라스기판 사업은 최근 초기 신뢰성 평가를 시작했다. 고객사와의 협의와 논의를 계속하고 있어 평가 결과 및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글라스기판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차전지소재의 실적이 안정화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박동주 SKC 재무부문장은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ESS 시장의 견조한 확장과 고객사 확대를 기반으로 ESS용 동박 판매 역시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