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이 2026년 2분기에 다시 한번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을 냈다. 1분기에 세운 기록을 불과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특기할 만한 점은 1분기와 달리 이번 2분기에는 ‘상대적’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던 KB금융그룹과의 순이익 격차가 2분기에는 눈에 띄게 좁혀졌기 때문이다.
2분기 기준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1721억 원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격차 2698억 원에서 1721억 원으로, 드디어 꺾인 격차 확대 추세
24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자료를 대조한 결과에 따르면 두 회사의 2분기 순이익 격차는 1721억 원으로, 1분기 격차 2698억 원에서 약 36% 줄어들었다. 지난해 2분기 순이익 격차 1893억 원과 비교해서도 소폭 감소했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두 회사의 연간 순이익 격차는 2023년 2639억 원, 2024년 6280억 원, 2025년 8714억 원으로 계속 확대돼 왔다. 올해 1분기에도 격차는 지난해 1분기보다 30%가량 커졌다. 그 흐름이 꺾인 분기가 이번 2분기인 셈이다.
23일 신한금융그룹은 2026년 2분기에 경비차감 전 영업이익(매출 총이익) 4조5843억 원,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귀속 기준) 1조8201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전분기보다 12.2%, 지난해 2분기보다 17.5% 늘었다. 증권가 전망치(1조6천억 원대 초반~1조7천억 원대 중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같은 날 오후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1조9922억 원이었다.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 역시 전분기 대비 5.3% 늘어난, ‘역대급’ 분기 실적이지만 신한금융의 증가 폭이 더 컸다. 함께 잘한 가운데 이번에는 신한금융이 '상대적으로' 더 잘한 셈이다.
두 금융그룹의 호실적 배경에는 자본시장 활황이라는 공통의 순풍이 있다.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KB금융이 전년 동기 대비 50.6%, 신한금융이 47.9% 늘었다. 증시 거래대금 급증이 두 그룹의 실적을 함께 밀어 올린 것이다.
◆ 격차는 은행과 카드에서 좁혀졌다, 1분기와 180도로 양상이 바뀌었다
1분기에 격차 확대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던 곳은 은행과 카드였다. 1분기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순이익의 절대 규모에서는 각각 KB국민은행과 국민카드를 앞섰지만, 성장폭에서는 둘 모두 경쟁사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그 구도가 뒤집어졌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순이익 절대값과 성장률에서 모두 KB국민은행과 국민카드를 앞섰다.
신한은행은 2분기에 전분기와 비교해 12.5% 증가한 1조3014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14.3% 늘었다. 반면 KB국민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1조1244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그러면서 1분기 561억 원이었던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2분기 1770억 원으로 벌어졌다.
카드에서 역시 1분기의 구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하며 격차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신한카드는 2분기에 전분기 대비 19.5% 증가한 138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도 24.4% 늘었다. KB국민카드의 2분기 순이익은 1114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6% 증가했다. 절대 규모와 성장 폭 모두에서 신한카드가 앞섰다.
다만 증권에서는 KB금융의 상대적 승리였다. KB증권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29.0% 증가한 4485억 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2893억 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0.3%)에 머물렀다. 이 부문에서만 1592억 원의 차이가 났다.
◆ 상반기 누적 격차는 오히려 커졌고 이익의 '질'에서도 차이가 났다
다만 이번 분기의 반격을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KB금융그룹 3조8846억 원, 신한금융그룹 3조4427억 원으로 격차는 4419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격차 3983억 원보다 오히려 커졌다. 1분기에 벌어진 폭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분기 수준의 반격이지, 연간 레이스의 역전은 아닌 셈이다.
이익의 '질'을 보여주는 지표에서도 차이가 남아 있다. 상반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신한금융이 12.37%, KB금융이 14.09%다. 같은 자본으로 KB금융이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구조는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 보험 격차를 바꿀 카드 롯데손보, 다만 당장의 답은 아니다
남은 격차의 상당 부분이 보험에서 나오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롯데손해보험 인수는 향후 리딩금융 싸움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KB금융의 보험 부문(KB손해보험+KB라이프생명) 순이익은 3489억 원으로 신한라이프의 1875억 원을 1614억 원 앞섰다. 이번 분기 두 그룹의 전체 순이익 격차(1721억 원)와 맞먹는 크기다.
신한금융은 장정훈 그룹재무부문장(CFO) 부사장이 이끄는 인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해 회계 실사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손보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상반기 누적 182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업계 최하위에 머무는 가운데, 자산 약 14조 원의 업계 7위 손보사를 품어 체급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다만 이 카드가 당장의 격차를 메워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198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 2단계인 경영개선요구를 받아 인수자가 지분 매입과 별도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매물이기도 하다.
인수가와 증자 부담이 신한금융이 약속한 CET1 13% 유지·주주환원 확대 계획과 긴장 관계에 있다는 점도 변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시도하는 것은 리딩금융 탈환의 ‘지름길’이라서라기 보단 그룹 차원의 체질개선 문제”라며 “손해보험이라는 신한금융그룹의 ‘아픈 손가락’을 중장기적으로 강점으로 바꿔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