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난 집은 철거되지 않았다. 그 대신 경찰서가 됐다.

[허프 생각] 히틀러가 태어난 집 왜 경찰서 됐나 : 신나치 '성지 순례' 막는 오스트리아 선택
7월22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 암 인에서 네오나치들의 ‘순례지’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서로 전환된 아돌프 히틀러 생가 건물 앞에 경찰관들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정부는 히틀러의 생가가 더 이상 극우주의자들의 ‘성지 순례’ 장소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건물을 공공 공간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를 일으킨 나치 정권의 지도자를 배출했다는 역사적 책임 논란과,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극우 세력의 부상 속에서 오스트리아가 내놓은 답이었다.

아돌프 히틀러는 1889년 4월20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현 오스트리아)의 브라우나우 암 인에 있는 한 임대 아파트에서 태어났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수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2017년 건물을 확보했고, 2019년 경찰 시설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뒤 약 7년에 걸친 논의와 재설계를 거쳐 2026년 7월 22일(현지시각) 경찰서로 공식 문을 열었다. 이 과정에는 약 2000만 유로(약 300억 원)가 투입됐다.

[허프 생각] 히틀러가 태어난 집 왜 경찰서 됐나 : 신나치 '성지 순례' 막는 오스트리아 선택
7월22일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 암 인. 네오나치들의 ‘순례지’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스트리아 정부가 경찰서로 전환한 아돌프 히틀러 생가 건물 앞에 기념석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히틀러 생가 앞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물이 아니라 나치 범죄를 기억하고 파시즘의 재발을 경고하는 반파시즘 기념석이 놓여 있다. 석재에는 “평화와 자유, 민주주의를 위하여. 다시는 파시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수백만 명의 희생자가 경고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기념석은 나치 강제수용소였던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의 채석장에서 가져온 화강암으로 제작됐다. 나치는 이곳의 화강암을 건축 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수용자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켰고, ‘죽음의 계단’이라 불린 186개의 계단을 오르내렸고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히틀러가 태어난 장소에 나치 희생을 상징하는 기념물을 세운 것은 이곳을 나치를 추종하는 극우주의자들의 숭배 장소가 아닌 나치의 역사적 책임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남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프 생각] 히틀러가 태어난 집 왜 경찰서 됐나 : 신나치 '성지 순례' 막는 오스트리아 선택
2026년 7월16일 촬영된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 암 인에 위치한 아돌프 히틀러 생가 내부 계단. 1889년 히틀러가 태어난 이 건물은 오스트리아 정부의 결정에 따라 경찰서로 전환됐다. ⓒAFP/연합뉴스

한편 히틀러가 생애 첫 몇 주를 보낸 이 건물은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다크 투어리즘은 전쟁·학살·재난 등 비극의 현장을 찾아 역사적 교훈을 얻으려는 여행을 뜻한다. 하지만 비극을 기억하기 위해 남겨둔 장소가 때로는 극단주의자들의 숭배 대상으로 악용될 위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장소 자체가 아니라 그 공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다.

그동안 이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 여러 논의가 이어졌다. 박물관으로 만들어 나치 역사를 알리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오스트리아 정부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경찰서였다. 경찰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히틀러를 기리는 공간이 될 수 있는 박물관이나 기념관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곳에서 나치 상징물 전시 등 오스트리아 법으로 금지된 행위를 막는 역할도 맡게 된다. 

과거의 흔적을 다루는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한국은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의 상징이었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는 길을 택했다. 지배의 상징을 제거함으로써 역사적 공간을 되찾는 방식이었다. 또한 숱한 독립운동가가 목숨을 잃은 서울 서대문형무소는 역사관으로 후세들에게 역사 교육의 현장이 되고 있다.  

[허프 생각] 히틀러가 태어난 집 왜 경찰서 됐나 : 신나치 '성지 순례' 막는 오스트리아 선택
7월22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브라우나우 암 인에 위치한 히틀러 생가를 개조한 경찰서 내부 유치실을 취재진이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면 오스트리아는 히틀러의 생가를 남겼다. 하지만 그대로 보존한 것은 아니다. 그 공간이 가진 의미를 바꿨다. 나치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장소를 나치즘을 경계하는 장소로 전환했다.

어떤 방식이 더 옳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건물을 남겼는지, 없앴는지가 아닐지도 모른다. 한 사회가 끔찍한 과거를 어떻게 마주하고,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기억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역사는 건물과 함께 사라지지 않는다. 반대로 건물이 남아 있다고 해서 과거가 반복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이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아닐까.

히틀러는 사라졌지만, 그가 남긴 증오의 언어와 극단주의는 여전히 모습을 바꿔 등장한다. 그래서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은 과거를 위한 일이 아니라, 현재를 지키기 위한 일인지도 모른다. 137년 전 히틀러가 태어난 공간에는 이제 경찰의 발걸음과 무전 소리가 오간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유치원에서 아이가 교사의 팔을 깨물고 밀쳐 뇌진탕 진단 : 부모는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 2 경기지사 추미애, 김민석 겨냥 작심 발언 : "검찰개혁 TF 꾸리고 개혁을 지체시켰다, 하나 보면 열 안다"
  • 3 아이들도 노는 계곡 바위에 '220V 콘센트' : 곡성 물놀이장에서 초등학생 2명 감전사
  • 4 자동차 '하이브리드 시대' 저물고 있나 : 글로벌 전기차 가격이 하이브리드 차보다 낮아졌다
  • 5 민주당 전당대회 정청래 "지고도 이겼다" : 당대표 지역경선 2주차서도 격차 1%p대로 버텼다
  • 6 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 행적' 논란 :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위 12월 출범한다
  • 7 SK증권이 유한양행 목표주가 떨어뜨린 이유 : 정부도 민간도 제약·바이오기업 가치 평가에 인색해지고 있다
  • 8 16만 개미 울린 신라젠 그 후 : '주가 1천 원 미만 동전주' 코스닥 38곳 코스피 10곳, 총 48곳 이르렀다
  • 9 민주당 김민석 "서울시장·강릉 의원 보선 뒤 대표직 재신임" : '쉬운 선거' 내세워 정청래 겨냥
  • 10 24세 누나에게 조현병 찾아왔고 가족의 삶이 달라졌다 : 동생이 직접 기록한 다큐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

허프생각

미국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는 연봉협상도 간섭한다 : '미국, 너마저...'
미국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는 연봉협상도 간섭한다 : '미국, 너마저...'

한국의 '전업자녀', 중국 '취안즈얼뉘(全職兒女)'

허프 사람&말

마크 저커버그 선택한 제3의 AI 모델? 메타 폐쇄-오픈소스 절충 '오픈웨이트 AI' 뮤즈 글리머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선택한 제3의 AI 모델? 메타 폐쇄-오픈소스 절충 '오픈웨이트 AI' 뮤즈 글리머 공개했다

모든 이에게 무료 AI 에이전트를 허락하라?

최신기사

  • 부동산 성난 민심에 여권 또 '자책골' : 민주당 황희 '버스 주택' 이어 청와대 춘추관장 김상호 무단 증축 논란
    뉴스&이슈 부동산 성난 민심에 여권 또 '자책골' : 민주당 황희 '버스 주택' 이어 청와대 춘추관장 김상호 무단 증축 논란

    문재인 정부의 데자뷰

  • 민주당 강득구 '거짓말' 논란 : 강득구 김관영 제명 만장일치 아냐 vs 문정복·박규환 만장일치 브리핑도 했다
    뉴스&이슈 민주당 강득구 '거짓말' 논란 : 강득구 "김관영 제명 만장일치 아냐" vs 문정복·박규환 "만장일치 브리핑도 했다"

    선거 막판, 김민석 후보가 무척 급한가 보다

  • '청년미래적금' 138만 명 최종 가입했다 : '추가 가입' 문의 잇따르자 금융위 9월 추가 모집 검토
    씨저널&경제 '청년미래적금' 138만 명 최종 가입했다 : '추가 가입' 문의 잇따르자 금융위 9월 추가 모집 검토

    추가모집 문의 8300건

  • HD현대오일뱅크 국내 최초 수소내연기관 전용 엔진오일 공급 : 미래 모빌리티 시장 대응에 속도 낸다
    씨저널&경제 HD현대오일뱅크 국내 최초 수소내연기관 전용 엔진오일 공급 : 미래 모빌리티 시장 대응에 속도 낸다

    수소에 집중하는 HD현대 그룹

  • 포스코퓨처엠 LFP 양극재 '중국 천하' 맞서는 법 : 엄기천 철부터 리튬 '수직계열화'로 후발 약점 뛰어넘는다
    씨저널&경제 포스코퓨처엠 LFP 양극재 '중국 천하' 맞서는 법 : 엄기천 철부터 리튬 '수직계열화'로 후발 약점 뛰어넘는다

    포스코그룹이라는 뒷배로

  • 빙그레 지주사 전환 무산 후 달라졌다 : 95억 규모 자사주 추가 소각, 올해만 160억 주주환원
    씨저널&경제 빙그레 지주사 전환 무산 후 달라졌다 : 95억 규모 자사주 추가 소각, 올해만 160억 주주환원

    한때 논란의 자사주, 이제는 주주환원 수단으로

  • 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 행적' 논란 :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위 12월 출범한다
    뉴스&이슈 배우 하영, 증조부 안상호 '친일 행적' 논란 :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위 12월 출범한다

    "조선 사람과 그리 상종하는 일이 없다"

  • 민주당 정청래 쪽, 광주 의원들의 '불법 선거운동' 고발 예정 : 불법 전화방 운영, 경선운동원에게 금품 제공 약속
    뉴스&이슈 민주당 정청래 쪽, 광주 의원들의 '불법 선거운동' 고발 예정 : "불법 전화방 운영, 경선운동원에게 금품 제공 약속"

    '조직 선거'

  • 트럼프, 튀르키예에서 '에어포스 원' 아닌 군용기 몰래 탔다 : NYT 대통령 취재진들은 이란의 미끼 됐다
    글로벌 트럼프, 튀르키예에서 '에어포스 원' 아닌 군용기 몰래 탔다 : NYT "대통령 취재진들은 이란의 미끼 됐다"

    '기내식 컨테이너'에 숨어 군용기로 이동

  • “국민 7명당 1정” 총기 보유한 태국, 사흘 사이에 한 지역서 총격 사건 2건 발생했다
    글로벌 “국민 7명당 1정” 총기 보유한 태국, 사흘 사이에 한 지역서 총격 사건 2건 발생했다

    총은 이미 퍼졌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이용자위원회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정정·반론보도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