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2026년 2분기 매출액이 여객과 화물 수요 증가로 크게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크게 오른 유가와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수익성은 나빠졌다. 이 회사 조원태 대표이사 회장은 여전히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수익성 방어 전략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 ⓒ 대한항공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2026년 2분기 잠정 실적(별도기준)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분기에 매출액 5조199억 원, 영업이익 2618억 원, 당기순손실 973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4% 줄었고 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실적으로 보면 대한항공은 매출액 9조5350억 원, 영업이익 7787억 원, 당기순이익 145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액은 20%, 영업이익은 4% 각각 늘어난 수치다. 다만 순이익은 75% 감소했다.
대한항공이 이번에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 특징을 보면, 우선 매출액 성장세는 뚜렷하다. 여객 부문 매출액은 중동지역 환승 수요와 방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4515억 원) 늘어났고, 화물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4865억 원)나 증가했다.
회사 쪽은 “글로벌 AI 관련 투자 확대, K-뷰티 수출 호조 등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했고, 고부가가치 화물을 적극 유치하고 부정기편 등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견조한 수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쪽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객 사업의 경우 유류할증료 인하에 따른 여행심리 회복과 하계 성수기 효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해외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발 수요 역시 회복되면서 양방향 모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물 사업 부문 역시 AI와 반도체 연관 산업의 수요를 적극 유치해 수익 기반을 더욱 확고하게 다진다는 계획을 세웠다.
증권가에서도 2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3분기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늘어난 비용 부담을 화물 수익성 호조로 최소화했고, 하반기 한국발 수요의 본격적인 반등이 기대된다”면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 역시 “미주 노선 중심의 견조한 여객 수요와 AI·반도체 수출 호조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과 하나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각각 상향했다.
◆ 여전한 외부 불확실성 속 수익성 방어 과제
상반기 외형 성장과 하반기 긍정적 전망에도 그늘 역시 뚜렷하다.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2분기 연료비로 1조9991억 원을 썼는데, 이는 전년 동기(9478억 원) 대비 1조 원가량 늘어난 숫자다. 전쟁 이전 배럴당 90달러 수준이던 싱가포르 항공유의 월평균 가격이 3~4월에는 배럴당 210달러를 넘는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5월분 유류할증료 산정에 반영된 기준가는 214.71달러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했는데 2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점은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아울러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부담이 환율 상승으로 인해 커지면서 외화환산손실(2분기 1450억 원)이 발생했다. 이는 순이익이 적자전환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대한항공의 실적에서 유가 상승은 영업이익을, 환율 상승은 순이익을 각각 훼손한다. 따라서 유가와 환율 관리 없이 외형 성장만으로는 수익성 방어가 어렵다.
이 때문에 조원태 회장이 유가와 환율 헤징 전략 고도화를 통해 변동성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이미 △유류 헤지 △통화·이자율 스와프 △내추럴 헤지(Natural Hedge) 등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그러면서도 섬세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유류 헤지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미래에 사용할 항공유 가격을 미리 고정해 두는 방식을 말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의 최대 50% 내 헤지를 시행하고 있다.
통화·이자율 스와프는 달러화 부채를 원화나 엔화 고정금리 부채로 바꾸는 방식으로, 대한항공은 장기 통화·이자율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환율 리스크를 방어하고 있다.
내추럴 헤지는 다른 파생상품 계약 없이 환율 변동 위험을 상쇄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고환율(강달러) 시기에 들어오는 달러 매출로 나가는 달러 비용을 곧바로 결제해 환차손을 직접 상쇄하거나, 상대적으로 저금리이거나 통화 가치가 안정된 이종 통화(엔화·유로화)로 차입을 일으킴으로써 달러화 부채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식을 쓴다.
◆ 아시아나항공 통합 시너지를 위한 효율화 작업
2026년 12월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완전 통합 이후 시너지를 위한 비용 효율화 작업도 수익성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로 제기된다.
우선 조직·마일리지·IT시스템 통합을 조속하게 추진함으로써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것이 통합 대한항공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노선 최적화’도 우선적인 과제로 제기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복 취항하던 노선을 재정비하고 시간대·기재를 재배치해 수익성이 높은 구조로 재편하는 작업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현재 약 10여 종에 달하는 항공기 기종을 통합 이후 5~6개 메이저 기종군으로 단순화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정비와 부품 관리, 조종사 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동일 기종 중심 운용으로 경영 효율을 높인다는 생각이다.
요컨대 조원태 회장은 △유가·환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통제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조속히 안정적으로 추진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체질을 고효율 구조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조 회장은 군용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과 무인기 등 방산 사업에 힘을 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 작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