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분기 연속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뒀다. 28개 분기 연속 성장도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의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주 공시가 무려 10개월간 올라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존 림 대표는 포트폴리오 확장에서 답을 찾고 있다. 단순 생산만 하지 않고 연구부터 개발, 생산까지 바이오의약품의 전 과정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고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최근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규제 완화 흐름으로 환경도 우호적이다. 이제 수주만 할 수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 속에서, 존 림 대표의 확장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장기간의 신규 수주 공백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 28개 분기 연속 성장에도 웃기 어렵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석 보고서에서 연결기준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3096억 원, 영업이익 5880억 원을 예측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 23% 증가하는 것이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규 수주 공시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위 연구원은 같은 보고서에서 “기존 고객사로부터의 계약 금액 상향 조정은 있었으나 아직 신규 수주는 공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6월15일 제약·바이오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공장 인수 시 발표된 물량을 제외하면 신규 수주가 9개월가량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장 인수 시 발표된 물량을 제외하면 마지막 신규 수주 공시는 2025년 9월9일에 올라왔다. 17일 기준 10개월도 전의 일이다.
수주가 확장만큼 따라주지 않자 ‘숫자’도 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가동률은 1분기 70.6%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의 80.4%보다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생산능력은 30.1%가량 늘었으나 생산실적은 14.3%가량 밖에 늘지 않아 생긴 일이다.
◆ 쓰러진 수주, 통합 서비스로 다시 일으킨다
존 림 대표는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고객사에 연구부터 개발, 생산까지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전 주기 통합 서비스(End-to-End)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정체성을 위탁개발생산 기업에서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기업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6월 '삼성 오가노이드(실험용 종양 모델)' 서비스를 출시하며 연구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오가노이드 시장은 현재 초기 단계이나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동물 실험 축소 노력 등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존 림 대표는 4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오가노이드 등의 위탁연구 사업에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많은 고객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와는 구체적 협의를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6년 6월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신규 사업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객사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술을 제공해 신약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두가지 사업을 추가하며 연구부터 개발, 생산까지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전 주기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초기부터 고객사와 협업함으로써 장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잠금(Lock in)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환경도 능력도 준비됐다. 달리기만 하면 된다
바이오 산업 환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 규정’을 개정·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규정에는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의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고 글로벌 규제 완화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3상 임상시험 및 동물실험 자료제출 요건을 합리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제조판매·수입품목 허가를 받은 품목과 품질 및 비임상·임상적 비교동등성이 입증된 생물의약품을 뜻한다.
이런 규제 완화 흐름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각각 3월9일(현지시각)과 3월23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단계를 단순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흐름에 관해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31일 제약·바이오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규제기관 입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늘려 시장 경쟁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생산 품목 다변화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 수요 확대에 주목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의 생산 능력으로 규제 완화의 수혜를 누릴 준비도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꾸준히 생산 규모를 확대해왔다. 2026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에 78만5천 리터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3월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6만 리터 규모의 공장을 인수 완료하며 총 84만5천 리터의 생산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6년 1분기 기준 주요 위탁개발생산 경쟁 업체인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바이오테크놀로지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생산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