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글로벌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3세대 경수로형에 이어 비경수로형 원자로인 4세대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차세대 원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이 차세대 원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홀텍과 미국 원전해체부지 오이스터 크릭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SMR-160 모델 조감도.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 NY 타임스 스퀘어 호텔에서 미국 차세대 SMR 개발사 퍼스트 아메리칸 뉴클리어(FANCO)와 'EAGL-1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기본 협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최영 현대건설 뉴에너지사업부 전무와 마이크 라인보스 FANCO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납-비스무트 냉각 고속로' 기반 SMR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FANCO는 액체 금속 고속 원자로(LMFR) 중 미국에서 유일하게 액체 납(Pb)과 비스무트(Bi) 합금을 냉각재로 쓰는 원자로 노형인 EAGL-1을 개발한 기업이다. 현재 상용화를 위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규제 협의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EAGL-1은 단일 원자로 기준 약 240MWe(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 모듈형 설계를 바탕으로 6기의 원자로를 클러스터 형태로 구축하면 약 12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해 처리가 까다로운 장수명 방사성 폐기물을 95% 이상 줄일 수 있고, 가스 발전에서 원자력 발전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브리지 파워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협약에 따라 현대건설은 △EAGL-1 원전의 BOP(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원자력 발전의 모든 지원 구성요소 및 보조 시스템) 설계 △브리지 파워 솔루션 지원 △시공성 검토 △모듈화 전략 등 사업 초기 단계부터 FANCO와 협력한다. 이에 더해 현대건설은 향후 EAGL-1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로 참여할 방안도 모색할 계획을 세웠다.
FANCO는 인디애나주와 함께 원자력 에너지파크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원전 제조 시설과 에너지 단지를 연계한 차세대 원전 클러스터 구축을 계획하고 있어 현대건설의 협력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3세대에 이어 4세대 원자로를 아우르는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홀텍과 3.5세대 경수로형 SMR을, 테라파워와 SFR을, 네덜란드 토리존과 용융염원자로 등에서 협력망을 구축해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미국 차세대 SMR 사업의 초기 설계 검토부터 EPC 수행까지 참여할 계기를 마련하고 원자로 협력망을 확장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FANCO와 전략적으로 협력해 EAGL-1 상용화를 지원하고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SMR 시장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