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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명품만 사지 않는다. 경복궁이 그려진 맥주를 마시고, 한국의 사계절을 담은 위스키를 즐긴다. 동대문 골목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라면이나 백년가게 손맛을 구현한 간편식도 인기다.

K문화를 말 그대로 '찍먹'하던 시대는 지났다. K가 세계적 주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눈높이도 달라졌다. 이제는 '한국을 아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을 깊이 경험하는 것'을 원한다. 

이에 따라 브랜드가 담아내는 대상도 국가유산과 역사적 공간에서 지역의 골목과 로컬 문화로, 더 나아가 한국의 사계절과 계절감까지 확장되고 있다. 유통업계도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넘어 '한국에서만 가능한 경험' 자체를 브랜드 경쟁력으로 삼기 시작했다.

[허프 트렌드] 라면엔 '닭한마리 골목'을, 위스키엔 24절기를 담아야 팔린다 : 외국인들이 찾는 'K'의 수준 달라졌다
사진은 한 관계자가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보틀벙커 잠실점에서 '김창수 위스키 연꽃 50도'를 들고 있는 모습. ⓒ롯데마트

가장 먼저 브랜드가 된 것은 한국의 역사와 공간이다. 특히 외국인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는 편의점은 이러한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난 공간이다.

CU는 최근 국가유산진흥원,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국가유산이라는 '한국의 이야기'를 담은 한정판 수제맥주를 출시했다. 경복궁 경회루와 남한산성, 철원 고석정 등 국가유산을 제품 패키지에 담고 QR코드를 통해 실제 국가유산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과 홍대, 제주 점포에서는 미니 팝업스토어도 운영하며 상품을 넘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경험하도록 기획했다.

역사와 공간을 담던 스토리 브랜딩은 이제 지역과 골목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단순한 관광지나 대표 K푸드를 넘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노포와 골목 맛집, 지역의 문화까지 경험하려는 외국인 수요가 커지면서 '로컬의 맛'도 새로운 브랜드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대구 백년가게 '일월정'과 협업해 오랜 세월 이어온 노포의 손맛과 이야기를 간편식으로 구현했다. 오뚜기도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를 출시하며 외국인들에게도 서울 대표 미식 명소로 자리 잡은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의 맛과 정취를 제품에 담았다. 직접 그 지역을 찾아야만 경험할 수 있었던 로컬의 맛과 장소성을 하나의 상품으로 옮긴 것이다.

상품은 이제 공간을 넘어 시간까지 담아낸다. 한국의 사계절과 24절기, 계절이 주는 정취까지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하며 '한국에서만 가능한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마트는 한국의 24절기와 사계절에서 착안한 '계절꽃 시리즈'의 여름 에디션인 '김창수 위스키 연꽃 50도'를 선보였다. 여름을 상징하는 연꽃을 제품 디자인에 적용하고 한국의 사계절 속에서 숙성된다는 서사를 더해, 한국의 계절과 장인정신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최근 유통업계의 K브랜딩은 ‘한국’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는 데서 나아가 한국을 구성하는 장소와 시간, 사람들의 일상까지 상품에 담아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상품을 통해 한국을 보다 입체적이고 깊이 있게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새로운 브랜드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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