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을 맞아 단체 물놀이를 떠났던 7세 어린이가 워터파크 파도풀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여름철 물놀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파도풀로 들어가는 어린이. AI 생성 이미지.
14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낮 12시18분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한 워터파크 파도풀에서 7세 A양이 물 위에 엎드린 채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심정지 상태였던 A양에게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 뒤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A양은 치료를 받던 중 하루 만에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은 이날 인근 태권도장이 주최한 단체 물놀이 행사에 참가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양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끝내 참변을 피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했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특히 파도풀처럼 물살이 강하고 이용객이 몰리는 시설에서는 아이가 중심을 잃고 뒤집히거나 다른 이용객과 부딪히면서 물을 흡입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많은 인파에 가려 아이가 안전요원이나 인솔자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만큼, 보호자나 인솔자의 밀착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A양을 처음 발견해 신고한 사람은 현장에 있던 일반 이용객이었다. 경찰은 현장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당시 태권도장 인솔자들과 워터파크 측이 안전관리 수칙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태권도장 관장과 인솔 강사, 워터파크 안전요원 및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아울러 워터파크 운영업체에 대해 다중이용시설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도 법리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물놀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17명으로 집계됐다. 장소별로는 바닷가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하천이 5명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 물놀이 사고 사망자는 2023년 19명, 2024년 18명, 2025년 17명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물놀이 사고 사망자는 총 112명에 달하며 장소별로는 하천이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계곡 33명, 해수욕장 25명, 바닷가 15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으로는 안전 부주의가 37%로 가장 높았으며, 수영 미숙 34%, 음주 수영 17% 순으로 조사되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사망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10세 미만 어린이도 7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나 어린이에 대한 보호자의 철저한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장년층의 안전 불감증, 청소년의 무리한 물놀이, 어린이에 대한 보호·감독 소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물놀이 사고는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는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 사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구명조끼 착용만으로 안심하기보다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나 인솔자가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이용객이 많은 파도풀이나 유수풀에서는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