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징역 7년을 확정받은 지 나흘 만에 또 다시 '공짜 여론조사'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202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여론조사가 그에게 유리한 판세를 형성하는 데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짜 여론조사' 사건 재판의 선고공판에서 선고를 듣고 있다. 그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3600원을 선고했다.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명태균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여론조사의 금전적 가치뿐 아니라 조사 결과가 만들어낸 정치적 효과에 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의도적으로 도출된 일부 조사가 객관적 제3자의 여론조사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정치인들에게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가 유권자와 국민의힘 내부의 경선 판세 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고, 최종 경선 결과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명씨의 여론조사가 단순한 내부 참고자료를 넘어 윤 전 대통령의 우세 분위기와 '대세론'을 키우는 데 활용된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씨와 공모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명씨로부터 58차례, 총 2억7천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실제 전달된 사실이 확인된 14차례, 2792만7200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불법 정치자금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제공을 둘러싼 순차적이고 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하고,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같은 여론조사 수수 혐의로 김건희 씨에게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과 엇갈린다. 김씨 사건 재판부는 당시 김씨가 조사비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