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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오정’이라는 조어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40대 중반이 되면 조직에서 버티느냐 밀려나느냐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헤드헌터 칼럼] ‘사오정’ 연배의 중간 간부들이 직장에서 ‘수동적 퇴장’ 피하려면
이현승 커리어케어 씨드림 커리어 전략자문본부장(사진)이 40대, 50대 중간 간부들의 이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략적 자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커리어케어

 40대 중간간부급 이상의 직장인들 가운데 가만히 앉아서 다가올 ‘수동적인 퇴장’을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오정 시기의 결정이 이후 30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임원 반열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성과전쟁을 벌이고, 그렇게 노력해도 승진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면 전략적 이직을 모색한다.

직장인들은 현재 조직 안에서 자신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다음 행보를 고민한다.

자신이 앞으로 무리 없이 승진할 수 있는지, 연봉은 잘 받고 있는지, 상사로부터 역량과 성과를 인정받고 동료와 부하직원들로부터 존중을 받고 있는지, 조직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와 경영자의 경영철학에 동의하고 있는지를 따져보면서 더 나은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그런데 필자가 커리어 전략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직장인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면 이렇게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습과 달리 이직 과정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자신이 몸담은 산업과 직무의 생태계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 때문에 별다른 조사 없이 직장을 옮기고 직무를 바꾼다.

그러나 입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사한 회사의 경영상황과 조직문화, 자신이 맡은 직무, 동료 직장인들의 모습이 예상과 너무 달라 충격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자신 역시 소문만 믿고 직장을 옮긴 ‘충동적 이직’ 그룹의 일원이었던 셈이다.

젊은 취준생들과 달리 중간간부급 경력자들에게 주어진 이직의 횟수는 한정돼 있다. 자신이 닦아온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보상 수준을 낮추지 않고 이직할 수 있는 카드는 2~3번에 불과하다. 특히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십수 년간 축적한 커리어 자산의 위력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직이 커리어 계산에서 덧셈으로 계산되려면 철저한 준비와 세밀한 계획이 필수적이다. 커리어 스케일업(Scale-up)을 원하는 경력자라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자문을 해 봐야 한다.

첫째, 입사하려는 회사와 맡을 직무에 대해 철저히 조사했나? 단순히 밖으로 알려져 있는 회사의 브랜드만 믿고, 채용 공고에 나와 있는 직무기술만 살펴보고 결정한 것은 아닌가? 회사가 왜 지금 이 포지션을 열었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고, 경영자의 경영철학과 회사의 조직문화는 나와 잘 맞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나?

둘째, 이번 선택이 나의 커리어 경로에 부합하는지 확인했나? 내가 궁극적으로 도달하려는 목적지로 가는 길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닐까? 이번 이직 때문에 내가 설정하고 있는 목적지와 경로가 바뀌는 것은 아닐까? 목적지가 바뀌는 것을 알면서도 경로만 달라지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번 이직이 다음 직장과 직무를 선택할 때 필요한 ‘이직능력’을 키우는 것인지 따져봤나? 이번 이직과 전직이 커리어 계산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이번에 직장과 직무를 선택하면 다음 직장과 직무를 결정할 때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혹시 막다른 골목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필자가 책임을 맡고 있는 커리어케어 ‘씨드림’의 커리어 전략 자문도 이런 질문을 토대로 이직과 전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을 돕는다. 이직과 전직을 추진하려는 이유를 파악하고, 이직역량의 크기를 평가하고, 커리어 목적지와 경로를 점검한 뒤 서비스 신청자와 함께 리스크를 줄이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직장과 직무를 찾아간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직장인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세상을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만나 본 직장인들의 상당수는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매우 편협했다. 커리어 전략자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공되는 직업과 회사, 직무 정보를 접한 뒤 정보의 비대칭에 놀라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았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가에서는 CEO와 임원, 중간간부들이 전문가들로부터 커리어 전략자문을 받는 게 낯설지 않다.

아무리 정보가 많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막상 필요한 정보를 제 때 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컨설턴트들의 경험과 안목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커리어 전략자문 서비스를 받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아깝지 않은 것이다.

경력 직장인이나 중간간부, 임원, C-레벨급 경영자의 이직은 신중해야 한다. 잘못 결정하면 자신의 커리어와 삶의 질이 크게 훼손될 위험이 있다. 그만큼 한 번 잘못하면 정상적인 궤도로 복구하기 어려워지는 게 사오정 시기의 이직과 전직이다. 이현승 커리어케어 씨드림 커리어전략자문 본부장/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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