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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의 1331억 원 규모 상표권 사용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대에 올랐다. 

CJ 계열사들로부터 지주사 CJ로 들어간 이 '1331억 원'은 CJ의 별도기준 매출의 과반을 차지한다. 게다가 CJ의 브랜드 사용료율은 계열사 매출(광고선전비 차감)의 0.4%로, 연간 1천억 원 이상 브랜드 사용료를 거두는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지배구조 아래에서 사용료율이 객관적 기준에 따라 산정됐는지, 계열사 간 거래가 정상가격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CJ그룹 '상표권 사용료' 조사 중 '이재현 지분율' 주목받는 이유 : 지주 수익의 65%, 총수 일가에 '결과적 환원' 가능성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가 지난해 계열사들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로 1331억 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CJ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표권 사용료'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 ⓒCJ그룹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그룹의 지주사 CJ는 지난해 계열사들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로 1331억 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사용료를 낸 곳은 CJ제일제당(388억 원)과 CJ대한통운(374억 원), CJ올리브영(227억 원) 등 그룹 핵심 계열사다. 이들 3개 회사가 전체 상표권 사용료의 절반 이상을 부담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시에 따르면 CJ는 계열사들로부터 '(대상매출액-광고선전비)×0.4%'의 산식에 따라 상표권 사용료를 수취하고 있다. 쉽게 말해 브랜드를 사용해 발생한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4%를 지주사인 CJ에 지급하는 구조다. 계열사별 부담액은 매출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사용료를 지급한 주요 계열사를 기준으로 보면 평균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한다.

0.4%라는 산정요율은 동종업계 지주사인 롯데지주 0.2%보다 0.2%포인트 높고, 연간 1천억 원 이상 상표권 사용료를 거둬들이는 주요 대기업집단 지주회사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속한다. LG는 0.2%, 한화는 0.3%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무형자산인 상표권의 사용료율은 법으로 정해진 획일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마다 브랜드 가치와 관리 범위, 사업 특성 등을 반영해 자체 기준으로 사용료율을 산정한다. 롯데와 CJ만 하더라도 사업 영역과 계열사 구성, 브랜드 가치, 기업 규모 등이 서로 다른 만큼 사용료율을 수치만으로 단순 비교해 적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공정위의 판단도 단순한 요율 비교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의 상표권 사용료는 외부 전문평가기관의 평가를 거쳐 산정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공정위 역시 해당 평가모델과 산정 근거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 브랜드 관리 기능에 상응하는 수준인지를 종합적으로 검증한 뒤 0.4% 사용료율의 적정성을 결론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CJ의 지배구조도 공정위가 들여다 볼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한 동일인 측 지분율이 51.82%에 달하기 때문이다. 상표권 사용료는 지주회사 CJ의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상표권 사용료가 객관적 기준 없이 과도하게 산정됐다면 그 이익이 총수 일가가 지배하는 지주회사에 집중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공정위가 지난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상표권 사용료는 CJ의 핵심 수익원 가운데 하나다. 그 비중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2051억 원의 약 65%에 달한다. 다만 상표권 사용료가 곧바로 총수 일가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료는 지주사 CJ의 수익으로 반영된 뒤 배당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되는 구조다. 

지난해 보통주 배당금(주당 3천 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최대주주인 이재현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약 368억 원이다. 장남 이선호 CJ미래기획그룹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배당금은 409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상표권 사용료의 매출 비중을 단순 비례 적용하면 이 회장의 배당금 가운데 239억 원, 오너 일가 기준으로는 266억 원가량이 상표권 사용료 수익에 상응하는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이는 상표권 사용료의 매출 비중을 단순 적용한 계산으로, 실제 배당 재원이나 상표권 사용료의 귀속 규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수익 구조만으로 상표권 사용료의 적정성을 단정하기도 어렵다. 

CJ는 다른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사업 지주회사가 아니라 계열사를 지배·관리하는 순수 지주회사다. 순수 지주회사의 경우 브랜드 관리와 경영관리, 배당 등이 주요 수익원인 만큼 상표권 사용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자체는 사업 구조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CJ는 계열사에 임대할 부동산을 보유한 지주사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임대수익이 사실상 없다. 이 때문에 상표권 사용료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지주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국 공정위의 판단은 상표권 사용료의 비중이나 산정요율 자체가 아니라 해당 요율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됐는지, 지주사의 브랜드 관리 기능과 기여도에 상응하는 수준인지, 계열사 간 거래가 정상가격 원칙에 부합하는 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상표권은 객관적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대표 무형자산인 만큼, 이번 조사의 성패 역시 숫자보다 산정 논리와 평가 근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검증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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