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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인과 무역 중단 조치를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럴 권한이 있는지, 미국이 어떤 이득을 볼 수 있는지, 어떻게 교역을 끊을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외신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스페인과 무역 중단하라 명령했다 : 외신 그럴 권한 있나, 이득 있나, 어떻게 끊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7월8일 영국 서퍽주 밀든홀에 있는 밀든홀 공군기지에 에어포스원이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의 수도인 앙카라에 도착해 "스페인은 끔찍한 파트너"라며 "스페인과 관련된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에게 스페인과 인적 교류를 포함한 모든 교역을 끊을 것을 지시했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 재무부, 상무부, 그리고 미국 무역대표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후 며칠 내로 무역 중단 조치를 내릴 수 있는 스페인 제품 목록을 제시할 것"이라 밝혔다. 모든 제품의 무역을 금지하지 않고 부분적 제품만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갑작스런 결정을 두고 두 가지 배경이 거론된다.

2025년 NATO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각국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릴 것을 요구했는데, 스페인은 이에 유일하게 반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해 여러 차례 스페인 물품에 관한 관세를 올리겠다고 협박했다. 현재 스페인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2%를 차지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쟁을 일으키자 지난 3월 스페인 정부는 미국 정부에게 공동으로 운영하는 군사 기지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란 전쟁 개시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이유를 들며 중동으로 향하는 미군 항공기에 관해 자국 영공도 폐쇄했다. 

이런 이유로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에게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어 보복하거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무역 중단 조치를 명령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이 전화로 '제발, 제발, 저희는 당신과 거래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때에도 우리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볼 것이다"고 말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 중단 조치를 명령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는 상반되는 의견이 존재했다. 

무역법 전문 변호사들은 로이터에 "미국 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이용해 관세를 부과한 것은 위헌이라고 선고했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통해 특정 국가에 무역 중단 조치나 경제 제재를 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IEEPA를 발동하려면 미국의 국가 안보, 외교 정책, 경제 등에 관한 '비정상적이거나 비상한 위협'으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 

피터 셰인 뉴욕대학교 법학 교수는 "NATO 32개 회원국 중 하나가 평시 국방비 지출을 GDP의 2%로 정한 게 어떻게 미국의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반대로 마유르 파텔 전 미국 상원 재정위원회 공화당 무역 고문은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비상사태 선포의 성격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 능력 자체는 문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이번 사례에서도 선포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스페인과 무역을 중단했을 때 미국이 어떤 이득을 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은 스페인과의 무역에서 52억5천만 달러(약 7조9천억 원)의 흑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의 주요 대미 수출품은 의약품, 변압기 및 전력 변환기, 개인 위생용품, 석유 제품, 유약을 칠한 도자기, 올리브유다. 반면 스페인의 주요 대미 수입품은 의약품, 원유, 민간 항공기, 옥수수 등이다.

무역 중단 조치는 양국간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페인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스페인 기업들은 미국에 가장 많이 투자했고 투자액은 약 972억 유로(약 167조 원)에 달했다.

미국의 스페인 자본투자 규모는 약 1160억 유로(약 199조 원)를 넘어 가장 큰 투자국으로 등극했고, 스페인 내에서 약 2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해냈다. 

인적 교역을 어떻게 끊을지도 불확실하다. 

당장 오는 10일 미국에서는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스페인 관광객들의 미국 입국을 막을 것인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안보 문제를 이유로 관광객, 학생, 출장객을 포함한 30개국이 넘는 국가의 국민에게 입국 금지를 내린 적 있다. 

스페인을 방문하는 미국 관광객에게 여행 금지 조치가 적용될지도 확실하지 않다. 스페인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스페인에 1일 이상 체류한 미국인은 약 445만 명으로 2024년보다 4.3% 증가했다. 2026년 스페인 전체 관광객 중 미국인은 약 4.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여섯 번째로 많은 관광객 수다. 

스페인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 관광객은 61억5천만 유로(약 10조5700억 원)를 쓰며 스페인 관광 수입에서 네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유로뉴스는 스페인 정부 쪽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인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왔고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탄탄한 대응 전략을 마련했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앙카라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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