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국세청의 특별(비정기) 세무조사 결과 3천억 원 규모의 과세예고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에 이어 대규모 세금 추징까지 예고되면서 쿠팡이 부담할 행정제재 규모는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최근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를 마무리하고 약 3000억원 규모의 과세예고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9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대한 비정기 세무조사를 마무리하고 3천억 원 규모의 과세예고통지를 했다. 이번 조사는 2022~2024년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통상적 대기업 세무조사 추징 규모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계기가 됐다. 당시 3755만 명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파장이 커졌고, 국세청은 사건 발생 한 달여 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를 대상으로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올해 5월에는 쿠팡 본사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세무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크게 두 가지 사안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쿠팡 본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간 내부거래, 미국 모회사인 쿠팡Inc와의 국제거래 과정에서의 탈루 및 역외탈세 여부다. 이를 위해 대기업 탈세 사건을 전담하는 조사4국과 국제거래조사국이 함께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쟁점은 쿠팡이 법인세 신고 과정에서 비용 처리한 개인정보 관리 관련 지출이다. 세무업계에서는 국세청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관련해 정보관리 비용 일부를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외거래 관련 추징보다 이와 관련한 세액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부분은 향후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정보보호 시스템 구축비나 보안 인력 인건비 등은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비용으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관련 비용 전체를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놓고 과세당국과 쿠팡 간 법리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쿠팡은 현재까지 이번 과세예고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세무조사 단계부터 세무대리인으로 선임한 법무법인 율촌과 함께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과세예고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후 정식 과세 처분이 내려질 경우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등 불복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쿠팡에 62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과세예고가 최종 확정될 경우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이 부담하는 행정제재 규모는 1조 원에 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