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이례적으로 발로건 미국 국가대표팀 공격수 퇴장 징계를 뒤집었다. 이에 외신이 특혜 논란을 제기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 온 만큼 비판적인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왼쪽)이 2026년 12월5일 미국 워싱턴 D.C.의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2026년 FIFA 월드컵 조 추점을 진행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미국 남자 축구 대표팀 경기가 끝난 직후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해 미국 국가대표팀 공격수 발로건 선수가 받은 출전 정지 징계를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FIFA는 실제 5일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1년간 집행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이번 조처로 발로건은 6일 미국-벨기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 번복은 매우 이례적이다. FIFA가 월드컵에서 퇴장당한 선수에게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린 다음 결정을 번복해 경기에 출전을 허용한 마지막 사례는 196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생인 발로건 선수는 현재 미국 대표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최전방 공격수로, 미국 역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발로건 선수는 직전 경기인 미국 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으나 경기 중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이 경우 자동적으로 다음 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이 징계는 기본적으로 항소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뉴욕타임스에 "발로건 선수가 퇴장당한 직후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앤드류 줄리아니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 사무총장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미국축구연맹의 항소를 도우려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전했다.
미국축구연맹은 당시 심판진이 발로건 선수의 퇴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슬로모션 비디오 판독을 사용한 것은 잘못됐고, 이에 따라 퇴장 명령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비디오 판독은 일반적인 관행이다"라며 "비디오 판독 후 선수들이 퇴장하는 사례 역시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축구협회의 주요 기부자 스콧 굿윈은 레드 카드를 제시한 라파엘 클라우스 브라질 출신 심판이 과거 다른 선수들에게 부적절한 퇴장 판정을 내려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에게 전했다. 과거 브라질 당국과 FIFA는 클라우스 심판의 부정행위 증거를 찾지 못했으나,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의혹을 인판티노 회장과의 통화에서 언급했다고 털어놨다.
클라우스 심판은 경기 당시 발로건 선수에게 바로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으며,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프랑스 출신인 다른 심판진들의 요청으로 판정을 재고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발로건 선수 복귀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인판티노 회장과 다시 통화해 복귀 결정이 옳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 소셜에 "옳은 일을 하고 큰 불의를 바로잡은 FIFA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벨기에 축구협회는 같은 날 성명서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발로건 선수가 미국과 벨기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FIFA의 결정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임기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2018년 백악관에서 첫 만남을 가질 때 '트럼프'라고 적힌 축구복과 옐로, 레드 카드를 선물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5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 1회 'FIFA 평화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후 많은 축구협회에서 인판티노 회장의 행보가 정치적 중립성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윤리 위반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