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진영을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하면서 강하게 공격한 데 이어 미국 역사서술마저 개편하려 하고 있다. 중간선거를 맞아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미국 시민사회를 갈라치려는 것으로, 미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병들게 만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통신=연합뉴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는 4일 밤(현지시각) '미국 역사 구하기'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미국 스미스소니언 재단 산하 국립미국사박물관(NMAH)이 왜곡된 역사관과 부적절한 이념을 조장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통해 "국립미국사박물관의 현재 서사에 따르면 미국은 무엇보다도 백인 우월주의, 노예제도, 정복, 배제, 계급,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로 정의되고 있다"며 "이는 위대한 미국의 고귀하고 정직한 역사를 전달하는데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급진적 행동주의 이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스미스소니언 재단과 산하기관의 역사 전시 방식을 재검토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작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전시와 학술활동이 인종과 성소수자 차별 등에 반대하는 진보진영의 의제에 치우쳐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트럼프 진보진영 때리기, 공산주의자로 몰면서 역사의식까지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과 그 지지층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우면서 진보진영 때리기에 나섰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념 전쟁을 시작하려는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한 건국 250주년 연설에서 민주당 내 민주사회주의 세력의 부상을 공산주의와 동일시하면서 "공산주의는 암과 같아서 빨리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직접 호명하면서 냉전기의 자유진영 승리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세금과 이민정책, 국경이슈 등 정책문제의 잇다른 실패를 이념적 도식을 통해 뒤덮으려 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테면 자신은 애국자로서 법과 질서를 지키려 하는데, 좌파는 무질서를 용인하려 한다고 공격하는 식이다.
이런 행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여론조사업체 포컬데이터에 의뢰해 미국 등록 유권자 1795명을 대상으로 2026년 6월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6%로 직전 달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또한 중간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은 44%의 지지율를 기록한 반면, 공화당은 38%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론조사는 5월26~30일 온라인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2.7%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