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주요 당내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승리를 차지하고 있다. 더 진보적이고 명확한 주장을 내세우는 인물이 민주당 내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바라봤다.
멜라트 키로스 민주당 콜로라도주 하원의원 후보가 2026년 6월30일 콜로라도주 덴버시에서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을 이긴 다음 활짝 웃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1일(현지시각) 미국 민주사회주의자연맹(DSA) 소속 신인 멜라트 키로스가 콜로라도주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15선 현역 의원인 다이애나 디게트를 꺾었다.
DSA는 스스로를 정당이 아니라 시민단체로 정의한다. DSA의 목표는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인류의 필요를 충족하려 노동자들이 경제와 사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콜로라도주 경선 결과는 사회주의 성향 세력이 기존 민주당 세력을 밀어내고 있다는 징조"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을 장악한 것처럼 민주사회주의자들도 민주당을 장악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콜로라도 경선 결과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콜로라도가 전통적으로 강성 민주당 지지 지역인 서부나 동부 연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DSA 소속 후보가 당선된 민주당 주요 선거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지역이었다. DSA 소속 신인들은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주요 경선에서 승리했다. 뉴욕, 워싱턴 D.C., 시애틀 등지에서도 DSA 소속 혹은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내세우는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반면 콜로라도는 2008~2024년까지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투표했으나, 1988년 1996년 2000년 2004년에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투표했다. 지지율 차이도 뉴욕만큼 크지 않았다.
미국 시민들 사이에서 기존 민주당 정치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데,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좌파적 정책을 내세우면서 인기를 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스타브 고르딜로 뉴욕시 DSA 공동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DSA가 성공적인 이유는 기득권 민주당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명확한 비전이나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이 공백을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채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DSA 소속 후보들은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요구하고 부유층에 관한 세금 인상과 보편적 의료보험 도입을 주장해왔다.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은 대표적인 DSA 소속 민주당 정치인이다.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의 높은 생활비 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무상 보육 확대, 시내버스 무료화, 뉴욕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로 동결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번에 당선된 키로스 콜로라도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도 보편적인 의료 시스템, 무상 유아 교육과 무상 대학 교육, 부유층 세금 인상, 임대료 통제, 미국의 이스라엘 대상 무기 판매 금지 조치 등을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DSA 후보들은 현직 민주당 의원들과 강력한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 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비판했다"며 "이는 유권자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환멸을 느끼는 상황에서 매우 유효한 전략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좌파 물결은 10년 전부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DSA는 1970년부터 존재했으나 2016년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부터 회원 수가 급증했다"며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일하며 DSA 소속은 아니지만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로 부르고 진보측 목소리를 대변해왔다"고 설명했다.
2019년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뉴욕주 하원의원과 라시다 탈리브 미시간주 하원의원 역시 DSA 소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까지 민주사회주의자들은 진보 우세 지역에서 현직 민주당 의원을 제치고 본선에서 무난히 승리해 왔다"며 "다만 공화당과 경쟁해야 하는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공화당은 치열한 격전지에서 민주사회주의자들이 지나치게 진보적이고 이상적인 인물로 보이게 전략을 짜서 민주당 후보들을 낙선시켜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