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로봇을 중심으로 미래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본업인 완성차 판매 부진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품 공급 차질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가 완화되는 3분기에는 신형 그랜저와 신형 아반떼,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아이오닉3 등 신차 효과가 판매와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7월2일 완성차업계 안팎에 따르면 2026년 6월까지 현대차 월별 글로벌 판매 감소세가 장기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차는 6월 국내에서 5만8232대, 해외에서 28만81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를 33만8313대 판매했다. 2025년 6월보다 5.9% 감소한 수치다.
2026년 들어 1월부터 6월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1년 전과 비교한 월별 판매대수가 감소한 것이다. 202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2026년 현대차 월별 글로벌 판매 감소율을 보면 1월 1.0%, 2월 5.1%, 3월 2.3%에서 4월과 5월에는 각각 8.0%, 7.7%까지 커지기도 했다. 범위를 지난해로 넓히면 2025년 10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글로벌 판매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현대차 2026년 상반기 글로벌 판매는 모두 196만6267대로 2025년 상반기보다 4.9% 축소됐다.
현대차는 2026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415만8300대로 설정했다. 2025년 성과인 413만8180대보다 0.5% 높여 잡은 수치인데 상반기 저조한 판매 탓에 하반기 판매 부담이 예년보다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 목표달성률은 47.3%로 집계됐다. 과거 3년 평균 49.2%, 6년 평균 48.7%를 모두 밑돈 것으로 2026년 들어 판매 감소세가 확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판매 감소는 2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6월30일과 7월1일 각각 현대차 분석보고서를 낸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현대차 2분기 실적 추정치를 보면 연결기준 매출 48조 원 초반, 영업이익은 3조1천억 원 안팎이다. 매출은 2025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4%가량 감소한 수치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30일 현대차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은 신차 효과 부재와 국내 부품사(안전공업) 화재 발생에 따른 생산 차질 및 중동 수출판매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다”며 “2분기 평균 환율(원/달러)은 1500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고환율의 수혜가 지속되지만 기말환율 상승은 판매보증비 부담 확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의선 회장에게는 완성차 부문에서 글로벌 판매가 6개월 넘게 감소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완성차 산업의 전동화, 전장화에 따른 현대차의 자체 투자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로봇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본업에서 든든한 이익체력을 갖출 필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5년 9월 ‘2025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첨단 전동화 기술력을 앞세워 복합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목표 아래 2026~2030년 5년 동안 모두 77조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는 2026년 1월 ‘로보틱스 시대’를 선언하면서 AI 로보틱스 상용화에 앞장서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월에는 새만금 지역에 모두 9조 원을 투자해 로봇, 수소,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신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체적 국내 투자계획이 세워지기도 했다. 3분기에는 미국에 휴머노이드 학습센터인 ‘RMAC(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10일 현대자동차 평가보고서에서 “미래사업 관련 전략적 투자와 생산능력 강화를 포함해 연평균 투자규모는 15조 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꾸준한 실탄 확보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정 회장은 하반기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반등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4~6월 판매 감소에 자동차용 엔진밸브를 납품하는 안전공업 화재에 따른 부품 공급차질 및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 원인인 가운데 정 회장은 이런 외부변수가 정상화하는 3분기 부진했던 신차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더 뉴 그랜저)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출시를 예고한 신형 아반떼(디 올 뉴 아반떼)가 판매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하반기 출시가 거론되고 있는 싼타페의 부분변경 모델도 힘을 보탤 차종으로 여겨진다.
또 유럽에서는 첫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을 하반기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은 소형 전기차에 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아이오닉3의 성공도 판매량 반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6월 판매량과 관련해 “본격 판매를 시작한 더 뉴 그랜저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하반기 디 올 뉴 아반떼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하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