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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아직 IMA(종합투자계좌) 진출을 고민하고 있지는 않고 있으며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려고 한다.”

강진두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아직 대표이사가 아니라 KB증권 부사장 CFO였던 2025년 4월, KB금융그룹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 이야기다.

하지만 KB증권과 강 사장의 이러한 ‘신중론’은 최근 확연히 달라진 기류를 보이고 있다. 강 사장이 올해 1월 취임하자마자 그룹으로부터 1조7천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으며 IMA 진출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을 정조준하게 됐기 때문이다.

취임 반년 만에 이루어진 전폭적 자금 지원은 영광인 동시에 커다란 부담이다. '7년 만의 IB 사령탑 교체'라는 무게를 안고 출발한 강 사장이 그룹이 깔아준 판 위에서 위축된 IB(기업금융) 경쟁력을 실제 수익성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 IB 총괄 강진두 손에 쥐어진 1.7조 : KB금융지주 양종희 '비은행 강화' 드라이브에 'IMA 확장' 화답 책임
강진두 KB증권 각자대표이사의 취임 반년 만에 KB금융그룹이 KB증권에 1조7천억 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양종희의 비은행 강화 전략, 1.7조 투입으로 IMA 진출 요건 충족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올해 초 KB증권에 7천억 원을 투입한 데 이어 6월 1조 원을 추가 투입하며 IMA 자본 요건을 단숨에 충족시켰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KB증권의 자기자본은 8조 원 중반대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1분기 말 기준 7조6377억 원으로 업계 6위였던 KB증권의 자기자본 순위는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을 제치고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4위로 두 계단 상승하게 된다.

IMA는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을 갖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만 허용되는 핵심 사업이다. 고객 자금을 끌어와 기업금융 및 모험자본에 운용할 수 있어, 증권사들에게는 발행어음에 이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기존 발행어음 사업자 가운데 올해 유일하게 IMA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곳이 바로 KB증권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본 확충 규모와 시점 자체가 IMA를 향한 그룹 차원의 분명한 신호라고 보고 있다. 올해 2월 증자분 7천억 원 가운데 약 5천억 원이 WM(자산관리)과 리테일에 우선 배분됐던 만큼, 이번 추가 증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IB 부문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대규모 자본 투입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추진해온 비은행 강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KB금융의 1분기 연결 순이익은 1조8924억 원(지배주주귀속 기준)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썼으며, 비은행 이익 비중은 43%까지 치솟았다. 특히 증권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7% 늘어나며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그룹은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의 이자이익 성장이 둔화하는 국면에서 증권을 핵심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NH투자증권(약 4천억 원), 우리투자증권(1조 원) 등 다른 금융지주계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경쟁이 잇따르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 뼈아픈 IB 부문의 적자 전환, 수익성 개선 시급해

문제는 KB증권 IB 부문 자체의 분위기다. 이번 증자가 조준하고 있는 IB 부문이 정작 적자에 빠진 상황이라는 점이 강 사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KB증권의 1분기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연결 기준 순이익 3502억 원(총 당기순이익 기준)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92.8% 증가했다.

하지만 증시 호황이라는 공통 호재 속에서 경장사 대비 두드러지는 성장폭은 아니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순이익을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288% 증가시키며 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섰고, 한국투자증권은 7847억 원(75.1% 증가)을 기록했다. 키움증권(4774억 원, 102.6% 증가), NH투자증권(4757억 원, 128.5% 증가), 삼성증권(4509억 원, 81.5% 증가) 등 자기자본 순위에서 뒤지거나 비슷한 곳들이 순이익 규모에서는 오히려 KB증권을 앞서기도 했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이 IB가 아닌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였다는 점이다. 1분기 코스피가 19.9% 상승하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증권업계 전반이 리테일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냈다. KB증권 역시 1분기 WM 부문 영업이익이 33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IB 부문은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IB 부문 영업손익은 별도 기준으로 4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455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수익은 2958억 원에서 3442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2504억 원에서 3482억 원으로 더 크게 불어난 결과다. 

연간 기준으로도 IB 영업이익은 2024년 1870억 원에서 2025년 1162억 원으로 37.8% 감소하며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 2028년 겨냥한 IMA 인가, '최고의 IB 전문가' 강진두의 과제

이러한 실적 흐름은 IMA ‘입장권’ 취득 타임라인과 맞물리며 의미가 더욱 강화된다.

KB증권이 자기자본 8조 원이라는 입장권을 손에 넣게 됐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자기자본 8조 원을 연말 기준 2개 사업연도 연속으로 유지해야만 인가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인가 시점은 이르면 2028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내부통제 및 IB 경쟁력 등 정성평가 허들도 넘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PF와 인수금융,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지분투자와 프리 IPO 실적을 앞세워 인가를 받은 전례가 있다. 적자에 빠진 KB증권 IB로서는 인가 시점까지 실적 흐름을 반드시 반전시켜야 하는 셈이다.

시장의 시선은 KB증권 최고의 IB 전문가로 불리는 강 사장의 역할에 쏠리고 있다. 강 사장은 DCM(채권발행시장)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KB증권이 14년 연속 DCM 1위(2024년 점유율 21.3%)를 지키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LG화학 1조천억 원 회사채 등 대형 딜 주관도 그의 손을 거쳤다.

1968년생인 강 사장은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회계학 석사를 마쳤으며, 2002년 현대증권(현 KB증권)에 합류해 기업금융1부장, 기업금융2본부장, IB2총괄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CFO)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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