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시민 작가의 비평을 비판하면서 "문어게인(문재인 전 대통령이 다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문어게인"은 극우적 성향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외치는 "윤어게인"(윤석열 대통령 복귀)라는 표현의 대칭적 형태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KBS라디오에서 유시민 작가의 정치비평을 비판하면서 '문어게인'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식 회동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이 의원이 민주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을 내란을 일으켜 탄핵을 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빗대 표현하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더 크게 주목할 대목은 민주당 내부에서 이에 대해 아무런 비판이 없다는 점이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29일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을 재건축하려한다는 비평을 두고 "이재명 정부 그리고 민주당의 시대적 소명, 우리가 처해 있는 정세 파악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과거에 잘 나갔던 시대와 한 1980, 1990년대 또는 한 2000년대(에 적용되던) 말씀하시는 거 아니냐"라며 "문어게인식의 정치 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작가가) 원로로서 대통령을 직격하면서 자신감이 지나치다, 중도 보수 확장론을 오히려 비판한다면 국가 전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지만 윤어게인, '문어게인' 식의 정치 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어게인은 이른바 뉴 이재명 지지층들이 문재인 정부 시절 주류 인사이거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세력이 다시 민주당 주도권을 장악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할 때 주로 활용된다. 이 의원은 올해 2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란 당시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다시 대선을 출마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문어게인'이라는 주장 자체가 황당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을 가르려는 정치적 표현 자체가 민주당 내부의 통합을 저해하는 것이라 비판한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동안 극우 세력의 공격 기법과 반복 패턴을 분석하고 공론화해온 입장에서 보면 이번 '문 어게인' 워딩은 원래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 비판을 물타기할 때 활용할 법한 프레임"이라며 "민주당 현역 정치인이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지적했다.
반면 뉴이재명 기류를 지지하는 지지층에서는 문 전 대통령은 왜 비판해선 안되냐며 '성역'이냐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황 이사는 오히려 민주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역사관으로 문제가 됐던 이 의원은 성역이냐고 반문했다.
황 이사는 "평소 '문조털래유'를 외치며 나에게도 '유시민 따까리'라고 조롱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OOO이 성역인가?'라고 한다"며 "그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당연히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이언주 의원은 성역인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함께 리박스쿨 문제를 추적하던 민주당 정치인들은 다 어디 갔나?"라고 말했다.
실제 이 의원은 2017년 4월 민주당을 탈당했는데 탈당의 배경이 당의 주류였던 친문계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은 국민의당에 입당해 2017년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했으며 바른미래당과 미래를향한전진2.0을 거쳐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하는 등 '우클릭'을 계속해 왔다.
이 의원 관점에서는 친문이라는 세력이 정치적으로 매우 불편할 수 있겠지만 민주당 내부는 친문이자 친명인 인사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정무수석 출신이며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대표적 친문 인사로 분류되며 대구시장에 출마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나 김경수 전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등도 친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