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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IT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한편에선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I 혁신을 외칠수록 탄소 청구서가 더욱 길게 드리워지는 상황이다.

네이버 최수연·카카오 정신아 '넷제로' 앞에서 딜레마, AI 서비스 강조할수록 탄소 청구서 쌓였다
국내 대표 IT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한편에선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왼쪽)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네이버·카카오

25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탄소 리스크 관리 성과를 공개했지만, 정작 온실가스 감축량이 배출량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기업 모두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나,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에 따른 배출량 급증의 현실을 숨기지는 못했다.

먼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25일 발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2025 통합보고서)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주요 경영 현안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최 대표는 "'2040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탄소 배출량 0 이하 달성)' 전략 이행을 위해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며 친환경 성과를 강조했다.

실제로 보고서는 네이버의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주요 친환경 지표로 내세우고 있다. 2025년 네이버의 온실가스 감축량은 3만8416tCO₂eq(이산화탄소상당량톤)으로, 2024년보다 24.2% 늘었고,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 또한 2만4692 MWh(메가와트시)로 2024년보다 24.0% 증가했다.  

하지만 감축 실적 이면에는 이보다 훨씬 가파른 배출량 증가세가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감축 정도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량(Scope1·2)은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증설 여파로 2023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3년 8만9505tCO₂eq에서 2024년 12만1186tCO₂eq, 2025년 15만1019tCO₂eq으로 2년 새 68.7% 급증했다.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는 데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률이 2024년과 2025년 모두 20.3%로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단위 생산량 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2024년 11.3tCO₂eq/10억 원에서 2025년 12.6tCO₂eq/10억 원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경쟁사인 카카오 역시 AI 경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인프라를 확장하면서 이와 유사한 딜레마에 빠졌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24일 공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카카오는 기후위기 대응을 미래 경쟁력의 필수 조건으로 인식하고,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재생에너지 조달 규모를 전년 대비 2.8배 확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고서에서 카카오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2024년 5.0%에서 2025년 11.5%로 증가하며 자체 목표치(10%)를 초과 달성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감축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카카오 역시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카카오는 2025년 데이터센터 안산을 운영하면서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정부가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을 지정해 관리하는 제도)'에 포함됐는데, 대상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1년 동안 185% 증가했다. 

카카오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집약도 역시 2025년 3.99tCO₂eq/억 원을 기록해 2024년 3.72tCO₂eq/억 원보다 상승했다.

카카오의 보고서에는 온실가스 배출 목표 달성의 어려움이 묻어난다. 보고서는 "전력사용량 증가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집약도는 상승했다"고 언급하며 자체 환경 지표 관리에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배출량 폭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 인프라의 물리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네이버 또한 보고서에서 "GPU 서버는 기존 CPU 서버 대비 장비당 전력소비가 높아 고성능 냉각 및 전원 수요가 동반 증가한다"고 명시했다. 

각 세종 증축이 계속되면서 네이버의 전력사용량은 2040년까지 현재 대비 3배 확대된 수준인 1TWh(테라와트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할 '친환경 에너지'를 제때 확보하는 일 자체가 국내에서는 매우 험난한 과제라는 점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IT 기업의 이 같은 상황은 한국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의 구조적 제약과 맞물려 있다.

글로벌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을 주도한 영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그룹은 5월 발표한 '2025 임팩트 리포트'에서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이 가장 어려운 시장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비효율적 정책과 불충분한 재생에너지 목표, 제한적 인허가 규제, 실효성 있는 조달 수단의 부재가 기업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꼽혔다.  

보고서에서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상임이사는 "한국 기업 구매자들은 제한된 전력구매계약(PPA) 옵션과 높은 비용, 전력망 제약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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