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경기 둔화와 인공지능(AI) 확산 등의 영향으로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공격적 고용 확대에 나서며 국내 고용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물류·배송 분야 중심의 고용 구조를 감안하면 정규직 비중이 높은 일반 대기업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분석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22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고용 인원이 1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4위 고용 기업으로 올라섰다. ⓒ연합뉴스
기업분석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22일 발표한 ‘102개 그룹 대상 2024~2025년 고용 변동 분석’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고용 인원은 10만8131명으로 2024년 말보다 8.3% 증가했다.
고용 규모가 10만 명을 넘는 주요 그룹 가운데 고용 인원이 증가한 곳은 쿠팡이 유일했다. 같은 기간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은 모두 고용 규모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쿠팡은 삼성(28만3830명), 현대차(20만1540명), LG(14만4089명)에 이어 국내 4위 고용 기업으로 올라서며 기존 4위였던 SK그룹(10만4602명)을 제쳤다. 이어 롯데(8만1533명), 한화(7만1711명), 신세계(6만7083명), CJ(6만2303명), KT(5만5745명) 등이 뒤를 이었다.
고용 증가를 이끈 것은 물류센터 운영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인 것으로 나타났다. CFS의 고용 인원은 2024년 7만8159명에서 지난해 8만3676명으로 1년 새 5517명 늘었다. 이는 102개 그룹 내 고용 인원 1만명 이상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쿠팡은 2024년부터 올해까지 3조 원가량을 투자해 전국에 9개 이상의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 진천, 전남 장성, 경남 김해 등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 거점을 확대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쿠팡은 AI 확산과 기업들의 채용 축소 기조 속에서도 자동화 설비 운영·관리와 물류 기술 분야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신규 일자리의 80% 이상이 비수도권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지방에 건립 중인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청년층 대상 신규 고용도 1만 명 이상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는 전국 단위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 확대가 물류센터 근무자와 배송 인력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쿠팡이 간접고용 형태로 운영하는 위탁배송기사(퀵플렉서) 규모도 2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쿠팡의 고용 확대를 다른 대기업과 동일 선상에서 평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용 증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CFS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인력 가운데 상당수가 1~2년 단위 계약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고용 창출 효과 자체는 분명하지만 제조업이나 일반 대기업의 정규직 중심 고용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고용 규모뿐 아니라 고용 안정성과 근로 형태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