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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가상자산거래소 진출을 두고, 송치형 두나무 회장 앞에 두 갈래 길이 놓였다. 
이미 현지 인가의 첫 관문을 통과한 사업자로 파트너를 바꿔 시장에 진입할 것인지, 기존 파트너인 밀리터리뱅크(MB뱅크)와 협력을 이어가며 다음 기회를 기다릴 것인지다. 

두나무가 직접 거래소를 세울 수 없는 베트남 시장의 구조상, 어떤 현지 파트너와 손잡느냐가 진출의 관건이 된다. 베트남 정부가 첫 사업자를 확정하는 3분기가 다가오면서, 두나무의 선택도 함께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두나무 송치형이 베트남 가상자산거래소 투자 전략 갈림길에 섰다 : MB뱅크 동행이냐 환승이냐 '결단의 시간'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베트남 가상자산거래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가 올해 3분기에 베트남의 첫 가상자산거래소 시범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선정이 끝나면 베트남 가상자산거래 시장의 초기 구도는 굳어진다. 업비트가 국내 1호 가상자산 사업자로서 5년 동안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행보를 베트남에서 걷게 될 사업자가 정해지는 것이다. 

송 회장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범사업자 1차 관문을 통과한 사업자로 파트너를 변경해 빠르게 베트남의 가상자산거래 시장에 발을 걸칠 것인지, 좀 더 호흡을 길게 보고, 기존 파트너인 밀리터리뱅크(MB뱅크)와 사업을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 베트남은 결이 다른 무대, 세계 4~5위 규모의 340조 원 시장

두나무에게 베트남은 그동안의 해외 진출과 결이 다른 무대다. 

두나무는 인도네시아·태국 등지에서 현지 거래소와 기술제휴를 맺어 왔고, 올해 4월에도 인도네시아의 국영 가상자산거래소인 ICEx와 협약을 맺었다.

반면 베트남은 거래소 운영 전반을 현지 대형 은행과 함께 설계하는 본격적 협력의 장이다. 연간 약 2천억 달러 이상, 우리 돈으로 300조 원이 넘는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며 2025년 기준 ‘가상자산 도입지수’ 세계 4위의 시장이기도 하다. 

특기할만한 점은 이렇게 커다란 규모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현지 거래소가 없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 가상자산을 거래해 왔다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5년 9월 5년간의 규제 샌드박스 틀을 담은 '가상자산 시장 파일럿 시행 결의'를 발효했고, 2026년 1월 시행된 디지털기술산업법을 통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을 공식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했다. 

베트남 재무부는 자국민이 바이낸스, OKX, 바이비트 등 해외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빠져나가던 거래 수요를 자국 시장으로 끌어들여 자본 유출을 줄이고, 거래 수수료와 자금 흐름을 베트남 국내에 머물게 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인 지분 투자와 수익 송금을 허용하면서 자금의 통로도 마련해놨다. 두나무가 이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직접 진출 막은 규제 장벽들, ‘현지 파트너’ 역량이 중요해진다

문제는 외국 사업자가 직접 거래소를 차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시범 프로그램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거래소 라이선스를 베트남 기업에 한정해서 발급하기로 했다. 

최소 자본 요건은 약 10조 동(약 576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기관 투자자 지분이 65% 이상이어야 하고 이 중 최소 두 개 이상의 적격 기관이 총 지분의 35%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 외국인 지분은 49%로 제한된다는 조건 등이 붙어있다. 외국 사업자에게는 진입장벽이 겹겹이 놓인 셈이다.

이런 구조에서 두나무가 택한 방식은 직접 진출이 아닌 협력 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두나무는 거래소의 실제 운영과 인가 취득은 현지 파트너가 맡고, 두나무는 업비트를 운영하며 쌓은 거래체결 시스템과 보안·규제 대응 노하우를 제공하는 방식의 협력을 내세우고 있다.

두나무는 지난해 8월 MB뱅크와 기술제휴 양해각서를 맺으며 첫 파트너를 확보했다. MB뱅크는 베트남 국방부 산하의 상업은행으로, 현지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진 만큼 유력한 후보로 평가됐다.

하지만 1차 심사 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로이터는 베트남 재무부 문서를 인용해 테크콤뱅크, VP뱅크, LP뱅크 계열사와 VIX시큐리티, 선그룹 관련 법인 등 5곳이 1차 자격 심사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두나무와 MOU를 맺은 MB뱅크는 1차 자격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 송치형 앞에 놓인 두 선택지, 다가오는 선택의 시간

시장에서는 베트남 시장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송 회장의 선택지가 둘로 좁혀져있다고 보고 있다. 

첫째는 새 파트너로 갈아타는 길이다. 이미 1차를 통과한 5곳 중 한 곳과 손잡으면 검증된 사업자를 통해 시장에 빠르게 올라탈 수 있기 때문이다. 응우옌 득 찌 재무부 차관이 2025년 10월 정례브리핑에서 “최대 5곳까지 라이선스를 줄 것”이라고 발언했던 것을 살피면, 1차를 통과한 5곳이 모두 라이선스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MB뱅크와 1년 가까이 쌓아온 협력을 접고 관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SSI증권과 손을 잡았다가 역시 1차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빗썸과 ‘파트너 찾기’ 경쟁을 해야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둘째는 MB뱅크와 끝까지 함꼐하는 길이다. 두나무와 MB뱅크는 1차 심사에서 후보군에 미포함 된 이후에도 기술 검증(PoC)을 완료하는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관계를 살려 다음 기회를 노리는 방법 역시 유효할 수 있다. 베트남 재무부의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1차 서류 심사는 일회성 ‘컷오프’가 아니기 때문에 서류와 요건 등을 보완한 뒤 다시 심사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MB뱅크가 1차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만큼 시장 진입 시점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업비트를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로 키워낸 송 회장의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있는 방식이다. 

송 회장의 앞에 놓인 시간이 길지는 않다. 올해 3분기로 ‘데드라인’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응우옌 덕 찌 베트남 재무부 차관은 올해 5월 열린 ‘디지털 트러스트 인 파이낸스 2026’에서 “이르면 올해 3분기 안에 투명하고 안전한 관리 체계 아래 베트남 가상자산 시장의 첫 공식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경쟁은 시작됐다. VP뱅크와 연결된 CAEX는 거래규모 기준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OKX, 홍콩 소재 세계 최대 크립토펀드인 해시키 캐피탈의 전략적 투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통과 사업자들이 이미 글로벌 자본을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가상자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소는 결국 플랫폼사업이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그리고 가장 빠른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라며 “두나무가 베트남 가상자산거래 시장 진출을 제대로 된 사업 기회로 살려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 바로 파트너 선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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