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개월간의 이란전쟁으로 미국을 군사·외교·경제적으로 약화시켰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사설을 통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이번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지만, 신문은 진짜 승자는 이란이라 못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 편집위원회는 15일치 신문 사설에서 "이란전쟁이 4개월의 긴 여정을 끝내고 종전 예비합의가 발표됐지만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약해진 결과를 마주했다"며 "이란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면서 무모하게 시작한 가혹한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이란 신정정권의 '무조건적 항복'이나 '정권교체'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된 근거로 꼽았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했지만,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권력이 승계됐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도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전혀 궤멸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물질 보유를 막고 완전히 파헤쳐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지만 이 또한 실패로 끝났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2개월 간 진행될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이 맺은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와 매우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의 핵합의가 '역대 최악'이라고 비난했지만 결국 미군의 막대한 피를 흘리고도 비슷한 조건의 합의를 받아들게 됐다"고 짚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이란전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통해 세계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경제적으로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반면 미국 군대는 막대한 미사일을 소모하고도 이란이라는 작은 나라를 제압하지 못해 전 세게에 약점을 노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전쟁으로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잠재적 적국을 억제하는 능력에 큰 손상을 받았다"며 "종합적 전황과 국제 외교정세에 비춰볼 때, 이란전쟁의 최종 전략적 승리자는 이란이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헌법을 위배해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정권이 금방 무너질 것이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의 장밋빛 전망만 맹신하고 법을 위반해 전쟁을 감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모하게 이란전쟁을 추진하다가 전 세게가 패배로 인식하는 평화 프레임워크에 서명하며 미국민들에게 좌절을 안겼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