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미국 기업공개(IPO) 직접 참여라는 ‘대어’가 주관사 골드만삭스의 외면 속에 참사로 끝났다. 주관사의 최종 물량 재배정 과정에서 한국 투자자 몫이 배제돼 국내 투자자들이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IPO 투자 기회를 잃게 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직접 점검에 나서기로 결정한 데다가 투자자들의 불만도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태가 계속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울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모니터에 스페이스X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스페이스X 공모주 미배정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에 검사 인력을 투입했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미배정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명확히 고지했는지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홍보 과정에서 과장된 마케팅 요소가 없었는지도 파악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미국 뉴욕 현지시각으로 12일 나스닥 상장을 완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수단 자격을 얻어 청약을 진행했다. 당초 231만여 주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상장 직전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미래에셋증권에 단 한 주도 물량을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 상장 제도는 한국과 달리 주관사가 공모주 배정 권한을 전적으로 행사한다. 스페이스X에 전 세계 기관 자금, 특히 미국 내에서 수요가 몰리면서 주관사가 물량 배정 과정에서 한국의 개인투자자 물량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일부 증권사는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IPO는 인수인들의 주식 인수 및 수락, 제반 조건 충족, 대표주관사의 최종 배정 절차 등을 거쳐 진행되며, 각 인수인이 실제 배정받는 판매 물량은 대표주관사의 최종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며 “대표주관사의 최종 배정(Allocation)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에 판매 가능한 물량이 배정되지 않아 고객 대상 주식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모주 배정이 무산되면서 청약을 위해 자금을 조달한 투자자들의 이자 손실, 환전 수수료 피해 등이 발생한 데다가 자금이 묶이면서 상장 직후 매수 타이밍도 놓쳤다는 것이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주관사 대처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일부는 감독 당국에 민원을 접수하기도 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들도 타격을 입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스페이스X 공모주를 펀드에 담을 계획을 세웠다. 물량 확보 실패로 장내에서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야만 했고 이는 수익률 저하로 직결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들의 청약 증거금을 모두 환불 처리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청약 결과를 기다려주신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투자자 보호와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