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서는 경기 내용만큼이나 새로운 규정들이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축구 선수가 입을 가리고 상대방 선수에게 욕설을 하자 심판이 레드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AI 합성 이미지
국제축구연맹(FIFA)가 시간 끌기와 경기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줄이기 위해 규정 손질에 나섰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른바 '비니시우스 법'이다. 이제 선수들이 상대와 충돌하는 상황에서 손이나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발언할 경우 심판은 레드카드를 꺼낼 수 있다.
지난 2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포르투갈 벤피카의 지안루카 프레스티아니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차별적 발언을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UEFA는 이후 해당 발언을 동성애 혐오 행위로 판단해 프레스티아니에게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시간 끌기와의 전쟁도 시작된다.
교체 지시를 받은 선수는 10초 안에 가장 가까운 라인 밖으로 나가야 한다. 시간을 끌다가 10초를 넘기면 교체 투입 선수는 최소 1분 동안 그라운드에 들어올 수 없다. 그 사이 팀은 수적 열세를 감수해야 한다.
던져넣기와 골킥 규정도 더 엄격해진다. 던져넣기(스로인)은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을 때 양손으로 던져 경기를 재개하는 방식이다. 골킥은 공격팀이 마지막으로 공을 건드린 뒤 골라인 밖으로 나갔을 때 수비팀이 자기 페널티 구역 안에서 공을 차며 경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심판이 고의적인 지연 행위라고 판단하면 5초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도록 공을 투입하지 않으면 스로인은 상대 팀으로 넘어간다. 골킥 역시 시간을 끌 경우 상대 팀에 코너킥이 주어진다.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도 강하게 제재한다.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판정에 반발해 경기장을 이탈하면 즉시 퇴장 조치를 받을 수 있다. FIFA는 심판의 경기 운영 권위를 훼손하는 행동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낯선 장면은 경기 도중 등장할지도 모른다.
전반과 후반 각각 22분 무렵, 모든 경기에서 3분간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이 시간에 선수들은 물을 마시며 체력을 회복하고, 감독들은 짧은 전술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농구경기에서 '작전타임'이 월드컵 무대에 처음 등장하는 셈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시간 끌기는 줄이고, 심판 권위는 강화한다는 FIFA의 의지가 반영된 대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