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중심인 큐셀부문에서 2023년 초 첫 계획발표 이후 3년 반만에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하고 있는 태양광 통합생산단지 ‘솔라허브’의 본격적 완전 가동을 예고했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생산능력 확충에 힘입어 큐셀부문의 실적개선 기대감을 키우는 가운데 석유화학 사업을 이끄는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고민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전쟁에 따라 긍정적 래깅효과(시차효과)를 보고 있는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하반기 실적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계제로’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내외 변수가 산적한 만큼 남 사장의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방어 역량이 중요해진 시점으로 풀이된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이사 사장. ⓒ한화솔루
6월10일 해외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솔라허브가 미국 태양광 산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6월10일(현지시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조지아주 카터스빌 솔라허브 완공 소식을 보도하며 “태양광 셀 생산은 한화가 태양광 패널에 들어가는 모든 핵심 부품을 제조하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계”라며 “수입 제품에 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의 노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에너지전문매체 캐나리미디어는 “이 공장은 미국 내 동종 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라며 “미국 태양광 공급망에 오랫동안 기다려온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자국에서 태양광 제품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미국의 목표에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공장이 핵심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특히 태양광 모듈 및 패널을 만들기 위한 셀 생산능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현지의 기대감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태양광 패널 생산능력은 60GW(기가와트)에 이르지만 셀 생산능력은 3.2GW에 불과하다. 미국 내 모듈 공장에 공급되는 셀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카터스빌 공장 완공을 공식화했다고 6월10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5월까지 셀 양산에 필요한 각종 유틸리티 설비 및 생산장비 점검을 완료하고 최근 시운전 과정에 돌입했다.
이에 3분기가 시작되는 7월부터 양산 시작이 확정됐다. 현재 가동하고 있는 잉곳, 웨이퍼, 모듈에 이어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핵심 공정을 완성해 진정한 의미의 ‘솔라허브’ 건설을 완료한 셈이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제품 연간 생산능력은 잉곳·웨이퍼·셀이 각각 3.3GW, 모듈은 8.6GW가 됐다. 이 가운데 셀 3.3GW가 이번 발표를 통해 마지막으로 추가됐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 1월 솔라허브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2024년 말까지 완공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마지막 셀 생산 시설은 장비 반입 지연 등으로 지연됐다. 처음으로 건설계획을 내놓은 지 4년 가까이 돼서야 3조 원 이상을 투입한 대규모 북미 투자 시설을 ‘풀가동’하게 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솔라허브 완전 가동을 통해 미국의 정책 수혜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한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 제품에 관해 지급되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수령액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1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6억7500만 달러(약 1조 원)의 AMPC를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카터스빌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연초부터 완전 가동하는 2027년부터 예상되는 연간 AMPC 수령액은 2027년 8억7900만 달러(약 1조3천억 원), 2028년 9억2900만 달러(약 1조4100억 원), 2029년 11억 달러(약 1조6700억 원)로 꾸준히 늘어난다. 이처럼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 수익성 개선의 기반으로 꼽힌 솔라허브 완전 가동이 더 이상 미뤄지지 않고 3분기 양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5월26일 에너지·화학 주간보고서를 통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실적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며 “다만 카터스빌 공장의 연산 3.3GW 규모의 셀 라인 정상 가동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짚기도 했다.
이처럼 태양광 사업이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핵심 축인 케미칼부문으로 향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에서 반전의 기틀을 다진 반면 석유화학 사업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만큼 남정운 사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은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54%를 기록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사업의 케미칼 부문도 매출 비중 32%를 기록하며 실적 창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악화한 석유화학 업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을 보면 2021년 1조468억 원, 2022년 5889억 원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2023년부터 595억 원으로 크게 감소한 뒤 2024년과 2025년에는 2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봤다. 최근 2년 동안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3700억 원에 이른다.
남 사장은 2026년 들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을 키우고 있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란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341억 원을 거뒀다. 2023년 3분기(영업이익 559억 원) 이후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2026년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천억 원 안팎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사이 중동 전쟁이 긍정적 래깅효과(시차효과)로 나타난 것이 주요 요인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저가 에틸렌을 원료로 투입한 상황에서 전쟁 탓에 물류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서 제품 가격이 크게 뛴 것이다.
다만 3분기부터는 래깅효과가 사라질 공산이 크고 제품 가격의 추이도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 국면이 예상된다. 저가 에틸렌 투입 효과가 사라지는 가운데 제품 가격은 중동 전쟁의 추이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흐름을 예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에틸렌 가격의 변동 폭이 큰 데다 하반기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에틸렌) 물량도 시장에 풀리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마찬가지로 제품 가격 역시 앞으로 중동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실제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의 실적 전망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솔루션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증권업계의 예측을 종합해보면 2분기에는 케미칼부문에서 영업이익 1천억 원 안팎을 거둘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지만 3분기에는 증권사에 따라 영업손실 300억 원대에서 영업이익 300억 원까지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남 사장은 최근 케미칼부문 실적 호조의 요인 가운데 하나인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석유화학업계의 큰 흐름인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초고압케이블의 핵심 절연소재로 쓰이는 가교폴리에틸렌(XLPE) 등을 새로운 기회 분야로 꼽고 있다.
폴리에틸렌(PE)의 화학 구조가 변형된 XLPE는 뛰어난 절연 능력을 지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따른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초고압케이블용 XLPE 시장이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솔루션의 연간 XLPE 생산능력은 11만 톤으로 스웨덴 보레알리스, 미국 다우케미칼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