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가 기존의 퍼블리싱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PC·콘솔 개발사로의 정체성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흥행작 'P의 거짓'의 성공이 단발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사업 모델과 의사결정 체제를 바꾸는 구조적 전환점 역할을 한 데 따른 것이다.
네오위즈가 박성준 신작개발그룹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개발자 출신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구축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박성준 신작개발그룹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개발자 출신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구축했다. 박 내정자는 기존 배태근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대표 체제를 이끌며, 8월 정기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한다.
이번 인사는 신작 파이프라인 가동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개발 현장의 전문성과 실행력을 경영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지주사 중심의 경영·재무 라인이 의사결정을 주도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최고경영진의 의사결정이 현장의 개발 방향성과 직결되도록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박 내정자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도 신작개발그룹장을 겸임한다. 박 내정자는 네오위즈CRS 개발이사, 블레스스튜디오 콘솔개발본부장을 거쳐 2019년부터 라운드8 스튜디오 본부장을 맡아오며 'P의 거짓'과 DLC(다운로드가능콘텐츠) 'P의 거짓: 서곡'의 글로벌 흥행을 진두지휘한 현장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다만 박 신임 대표 앞에 놓인 시장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9일 종가 기준 네오위즈 주가는 1만9070원으로, 5년 내 최저치인 1만7550원에 근접한 상태다. 과거 최고가였던 5만3천 원이 'P의 거짓' 출시 전후 흥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폭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가 좀처럼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결국 시장이 'P의 거짓'이 네오위즈의 '원히트원더'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와 단기 실적 부담도 박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네오위즈의 2026년 1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161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5.89%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2.45%, 2025년 10.08% 대비 상승한 수치다. AAA급 콘솔 게임 개발을 위한 선행 투자가 고정비 증가와 단기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박 신임 대표 체제의 성패는 투자 확대를 연속성 있는 신작 파이프라인의 성과로 연결해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달렸다. 현재 네오위즈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 장을 기록한 'P의 거짓' 차기작의 핵심 재미 요소 검증을 마치고 완성도를 높이는 최종 빌드업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운드8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소울라이크 신작 '프로젝트 윈디'와 라이프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CF', 내러티브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 루비콘' 등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일정대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 네오위즈는 북미 울프아이 스튜디오, 폴란드 자카자네 스튜디오 등 해외 개발사 지분 투자 및 퍼블리싱 협력을 강화하고, 4월 출시된 캐주얼 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 마법의 레시피'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인디 게임 '안녕서울: 이태원편',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킹덤2'를 통해 구조 전환기의 단기 실적 공백을 보완한다.
박 내정자는 8일 회사의 공식 발표를 통해 "2027년부터 네오위즈가 준비해 온 신작 파이프라인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게이머가 원하는 재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개발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신작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 신임 대표가 고정비 부담을 상쇄할 만한 후속 성과를 2027년부터 수치로 보여줄 수 있느냐에 따라, 네오위즈의 저평가된 기업가치 회복과 글로벌 개발사로의 체질 개선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