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메모리 반도체 호황 등을 근거로 한국 증시의 압도적 이익 성장을 점치며 코스피 목표치를 1만2천 포인트로 높여 잡았다. 국내 증권사 역시 장밋빛 전망에 힘을 보태는 가운데 시장 과열과 하반기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6월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 현지시각으로 6월3일 로이터, CNBC 등 외국 언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코스피의 12개월 뒤 목표주가를 9천 포인트에서 1만2천 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AI) 칩 제조업체 주식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주식 수석 전략가 겸 거시연구 공동 책임자를 비롯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우리는 기업의 실적 성장세가 가장 강한 북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익이나 매출 성장이 일어나는 산업에 속한 주식들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성장 부진 기업들은 저평가 되거나 외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유지하고 코스피의 12개월 뒤 목표주가를 9천에서 1만2천 포인트로 높여 잡았다. 시장 예상을 넘는 기업들의 이익 성장과 글로벌 금융 시장이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 지속 기간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을 상향 근거로 들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1년 전과 비교한 2026년과 2027년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을 기존 300%, 28% 상승에서 320%, 35% 상승으로 올려 잡았다. 그러면서 한국의 2026년 주당순이익 성장률은 아시아에서 제일 높을 것이며 대만이 48% 상승으로 뒤를 이을 것이라 전망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대만 증시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본토 A주는 풍부한 유동성, AI 및 첨단기술 분야 노출 등을 이유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반면 홍콩 증시 H주의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는 것의 기회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시장비중(Marketweight)으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을 뺀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2026년 들어 27% 올랐지만 한국과 대만을 제외하면 오히려 4%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160% 넘게 벌어진 성과 격차는 주로 '에너지 공급 충격에 관한 민감도'와 '기술 섹터 노출도'라는 두 가지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골드만삭스는 "북아시아는 이란 전쟁발 에너지 충격에 더 큰 완충력을 갖고 있으며 AI 거래의 중심지인 반면 남아시아는 에너지 가격 인상에 완충력이 부족하고 상장된 AI 기업이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자산 규모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근거로 들며 랠리의 폭이 좁아지고 투기적 움직임이 짙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 파생상품을 활용하면 최근의 강한 상승세와 투기 조짐 증가 뒤 생길 수 있는 시장 조정 위험을 헤지(방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김대준 연구원도 6월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 상단을 9250포인트에서 1만1천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상향 근거로 기업 실적을 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이 기존 전망에서 10%가량 오를 것으로 봤다.
이에 코스피는 2~3분기에 상승했다가 4분기에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로 갈수록 미국 선거 불확실성과 수급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기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