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한 우회 통로라는 지적과 함께,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옥상옥 구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병만 코스맥스 부회장(왼쪽)과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지주회사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최대주주가 서성석 외 7인에서 이병만 외 9인으로 변경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변경 사유에 대해서는 ‘주식양수도 계약에 따른 장외매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기존 최대주주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이 자신의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일부를 두 아들인 이병만 코스맥스 부회장과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의 개인회사에 장외매도한 결과다.
코스맥스비티아이는 코스맥스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코스맥스 지분 27.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경수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의 부인이자 공동창업주인 서성석 회장은 자신의 지분 217만1419주(22.61%) 중 84만3340주(8.78%)를 절반(42만1670주)씩 이병만 부회장의 회사인 에스에스와이와 이병주 부회장의 회사인 비제이에이치에 매도했다. 두 회사는 매입자금 대부분을 차입으로 마련했다.
앞서 서 회장과 두 아들의 개인회사는 지난 4월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병만 부회장의 실질적 지분율은 기존 19.95%에서 24.34%로 올랐다. 개인 지분 19.95%와 에스에스와이 지분 4.39%를 합친 숫자다.
이병주 부회장의 실질 지분율 역시 개인 지분 10.52%, 코스엠앤엠 지분 9.43%, 비제이에이치 지분 4.39%를 합쳐 24.34%가 됐다.
코스엠앤엠은 이경수 회장의 개인회사였다가 2023년 이병주 부회장이 물려받았다. 형제의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각 233만5711주)은 이때 정확히 같아졌다.
이경수 회장은 2023년 자신의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도 모두 두 아들에게 물려줬다.
◆ 증여세 우회 승계 전략
이번 지분 매각은 코스맥스비티아이 최대주주였던 서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두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추진됐다. 이경수·서성석 회장은 자신들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두 사람에게 이전하고 있다.
다만 지분을 직접 증여하거나 매도하지 않고 두 사람 소유의 법인에 매도한 것을 두고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에스에스와이와 비제이에이치가 모두 2026년 3월 새롭게 설립된 회사라는 점에서, 세금 부담을 우회하는 승계 통로를 급하게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에스와이와 비제이에이치는 3월23일 화장품 제조업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됐고, 대표자는 각각 이병만 부회장과 이병주 부회장으로 돼 있다.
앞으로도 두 회사는 코스맥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이익이 배당을 통해 흘러들어가는 방식으로 형제의 승계 밑천을 마련하고 부를 증식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 그룹 지배구조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코스엠앤엠을 포함해서,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가 지배회사 상단에 자리잡는 ‘옥상옥’ 구조가 더욱 확장됐기 때문이다.
◆ 형제 경쟁구도에 어머니 지분은 여전히 변수
현재 코스맥스의 승계 구도는 오너 2세 형제의 경쟁구도라는 평가가 많다. 이경수 회장은 두 아들의 지분율을 똑같이 유지하고 각각에게 서로 다른 역할을 번갈아 가며 맡기고 있다.
장남인 이병만 부회장은 2020년 코스맥스 대표이사, 2023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에 각각 선임됐다가 2025년 3월 코스맥스 대표로 돌아갔다. 차남인 이병주 부회장은 2020년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에 오른 후 2023년 코스맥스 대표를 겸임했다가 2025년 3월 코스맥스 대표에서 사임하고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만 맡고 있다.
현재 이병만 부회장은 연구개발(R&D)과 생산, 품질 등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영역 전반을 총괄한다. 이병주 부회장은 지주회사 차원에서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형제의 경쟁구도에서 어머니 서 회장의 잔여 지분의 향방은 핵심 변수다. 서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에도 여전히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13.83%(132만8079주)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서 회장이 두 아들 중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후계구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병만·이병주 두 사람이 앞으로 보여 줄 경영 성과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다.
다만 이경수·서성석 회장이 형제경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2025년 이뤄진 인사를 두고 장남에게 사업회사인 코스맥스를 물려주고 차남에게 신사업을 떼어주려는 의도라는 의견도 나왔다.